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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2024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 해맞이 2024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 해맞이 춥고 추운 어스름한 새벽녘, 항구에는 닻 내린 빈 배만 묶여있고, 수면에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희뿌연 달과 별빛만 어둠을 지킨다. 하늘과 땅 사이로 흐르는 바람에, 어둠에 묻혔던 검은 파도가, 거칠게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나의 영혼에 겁을 주고, 애꿎은 갯바위를 때려댄다. 파도가 칠 때마다, 부질없는 회상과 상념도 덩달아 흩뿌려진다. 세월을 탓하는 노년은,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또 새해 첫날을 맞닥뜨린다. 이윽고, 동녘에서 서서히 빨간 물감을 뿌려대고, 불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았다. 한없이 드넓은 겨울바다와, 하얀 포말을 뿌려대는 파도를 보며, 이 새벽이 다 할 때까지, 노년은 갯가에 서 있었다. 이미 산전수전을 겪은 노년이 무엇을 하겠나? 그냥 있는대로 살.. 더보기
부산 기장 칠암항 일출 부산 기장 칠암항 일출 차디찬 겨울바람이, 하늘과 땅 사이로 흐르면서, 새벽 입김을 내뿜는다. 단잠을 설친 노년은 청승을 떨며,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고요한 밤바다로 마실을 떠난다. 오늘은, 아름다운 항포구로 일출 명소이면서, 이색등대로 유명한, 부산 기장으로 향한다. 소금 냄새가 그윽하게 흩날리는 바닷가, 검은 파도는 춤추듯 바위에 부딪혀, 하얀 이빨을 거칠게 드러내며, 나의 영혼에게 겁을 주고, 온통 바다를 붉게 칠하는 새벽 여명은, 형언할 수 없는 열락으로 빠지게 하였다. 이윽고, 수면을 뚫고 올라온 장엄한 일출에, 깊은 경외감으로 맞이하였다. 또한, 숱한 회상과 상념들을, 신선한 새벽 바다에 은밀히 수장하였다. 2023.12.2. 기장 칠암항에서... 山生 김 종명 오늘의 이모저모 부산 기장군.. 더보기
가야산 남산제일봉 단풍 탐방 가야산 남산제일봉 단풍 탐방 익숙한 밤. 헛꿈에 단잠을 깬다. 잠을 쫓기에는 어중간한 시간, 애꿎은 폰만 만지작 거리다가, 희미한 글귀에 진땀을 뺀다. 밤이 길다고 투덜대다, 무거운 짐 내 팽개 치고, 마음도 다 두고, 빵 한 조각 물 한병 챙기고, 가벼운 두 발로, 새로운 세상 속으로 떠난다. 산정(山頂)에 들어서자, 가늘고 굵은 선들이 모여 역동적인 그림을 그려대고, 능선 곳곳의 기암과 어우러진 눈부신 가을 단풍이, 마술처럼 나를 끌어당긴다. 바람 따라 흩날리는 단풍, 단풍잎 하나가 내 얼굴을 때리고, 낙엽은 산길 한가운데를 달린다. 가벼운 발품으로 얻는 소박한 기쁨, 가을빛 따라, 내 마음도 단풍으로 물들었다! 2023.11.2. 남산제일봉에서... 山生 김 종명 오늘의 이모저모 남산제일봉은 가야산.. 더보기
신안 병풍도 맨드라미 축제 신안 병풍도 맨드라미 축제 어제 하루 종일 꽃마실로 노곤하였던 몸을 목포에서 하룻밤에 말끔히 풀고,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운 꼭두새벽에, 맨드라미 꽃밭으로 유명한, 신안 병풍도로 향한다. 병풍도에 들어가기 전에, 송도항 부근에서 일출을 보고, 아침 식사 등, 여유 있게 낯선 곳을 둘러보고, 9시에 출항하는 두 번째 여객선에 차량을 싣고 병풍도로 향하였다. 병풍도에 들어서자, 무지갯빛 맨드라미 꽃밭이, 마을의 빨간 지붕과 어우러져, 마치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였고, 무엇보다 붉은 맨드라미는, 뜨거운 사랑이라는, 꽃말을 제쳐 두고라도, 꽃송이들이 마치 불꽃처럼 치솟아, 형언할 수 없는 열락에 빠졌다. 천사의 섬인 신안에는,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랜드마크가 있다. 바로 색깔이다. 박지도는 퍼플, 선도는 옐로, 병.. 더보기
도심 속의 일출(日出) / 山生 김 종명 도심 속의 일출(日出) 눈 뜨면 늘 버릇처럼, 창밖으로 눈길이 간다. 아직 이른 새벽녘, 하늘에는 어두운 달빛 대신, 붉은 여명(黎明)이 번진다. 아직 잠이 덜 깬, 성냥갑 같은 도심 위로, 서서히 빨간 물감을 뿌려대고, 이윽고, 먼 산 능선 위로 불꽃이 피어난다. 비록 동해의 장엄한 일출은 아니지만, 늘 일출을 마주하면 저절로, 두 손 모아 합장하며, 원초적인 신앙 속으로 빠진다. 오늘도 기죽지 않고,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모든 이웃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하였다. 불꽃이 피는 이른 새벽에... 2022.8.29. 이른 새벽 아파트 옥상에서... 山生 김 종명 이른 아침 베란다에서 바라본 여명 멀리 해맞이공원인 둔티산과 평거동 우방아이유쉘아파트가 조망되고 사천,하동, 산청, 함양을 잇는 도로가 우리 아파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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