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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꽃피는 산으로 이사(移徙)를 간다 꽃피는 산으로 이사(移徙)를 간다좁은 창문 밖으로,넓은 봄 세상이 펼쳐진다.아침부터 이삿짐 옮기는 소리가,봄의 정적을 깨뜨린다.봄의 희망이, 편안한 보금자리로 이끈다.하지만,땅 덩어리는 넓지만,집 없이 사는 사람들은 사방에 널려있다.집 없는 서러움은,자주 이사를 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아주 크나큰 아픔이지만,이보다 이사를 못하는 사람은 더 서글프다.전세도 억!집을 사도 억!1원에서 억까지 숫자를 빼먹지 않고,다 셀 수는 있을까?괜한 걱정거리를 만들며,애꿎은 손가락만 자꾸 접었다 폈다 해 본다.이사하기 참 좋은 봄날,나도 이사를 간다.김밥 한 줄, 물 한병 배낭에 넣고,가벼운 두발로, 상처 받은 영혼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봄꽃 피는 산정으로 이사를 간다.번거로운 짐 모두 내려놓고,마음도 다 두고,내일은.. 더보기
설애(雪愛) / 山生 김 종명 설애(雪愛) 꽃이 피었다. 구름 타고 내려온 설편(雪片)들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무 등에 업혀, 찬 매화가 핀 이른 봄빛에, 하얀 꽃을 피웠다. 바람 불면 떨어질까? 햇살이 퍼지면 사그라질까? 노심초사하며, 온몸을 꽁꽁 싸매고, 허겁지겁 달려간 산정(山頂), 차가운 바람이 지날 때마다, 은빛 설편(雪片)들이, 사방으로 흩날리고, 덩달아 내 가슴도 따라 출렁댄다. 파란 하늘 아래 빛나는 상고대, 투명한 몸으로, 바람결에 토해내는 청아한 소리는, 바이올린의 선율을 닮아, 내 가슴을 울린다. 숨 막히는 하얀 세상, 눈꽃 한 움큼 보듬고, 부르르 떨며 자지러진다. 더는 무엇하나 생각나지 않은, 순백(純白)의 세상, 행여 티끌이 될까 봐, 까만 머리칼 한 오라기 움켜쥐고, 연민의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마음.. 더보기
무심한 세월에 몸 따로 마음 따로 무심한 세월에 몸 따로 마음 따로 언제부터인가 흰 머리칼이, 한 올씩 생기더니, 이제는 하얀 서리가 내리고, 정수리가 훤하게 빛난다. 약병이나 생필품의 겉포장 글들이, 흐릿하게 보이고, 눈 밑은 처지고 주름살도 늘어간다. 어떻게 보면 큰 고장 없이, 죽지 않고 여태껏 살아 있다는 것이, 고맙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 끓는 청춘은 이미 과거가 된 지 오래, 점점 기억이 흐려지고, 개울가를 펄쩍 뛰어 건넌 것도, 이젠 옛날이 되어가고. 석산(石山)을 거침없이 오르내렸지만, 지금은 다리가 후들거려, 급기야(及其也) 네발까지 쓴다. 그렇다! 절로 늙어간다는 사실이다. 초라한 인생이 되기 싫어, 허한 욕심을 버리고 눈만 뜨면, 매 순간 소욕지족(少欲知足)에 만족하지만, 세월은 나를 비껴 자꾸 달아나니, 세월.. 더보기
고향은 신선한 영혼의 울림이 있다! 고향은 신선한 영혼의 울림이 있다! 내 어릴 적 우리 동네는, 돌담이나 싸리나무 울타리 너머로, 집안이 훤이 보이고,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골목을 울리는 웃음 넘치는 곳이었다. 동네 이웃들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서로 공유하며,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렇다! 적어도 내 어릴 적 이웃은 그랬다. 모든 것을 삼키는 세월 속에, 이제는 그 옛날의 어진 풍경이 사라지고, 성냥갑 같은 아파트, 세멘트 집과 높은 담, 골목에는 아이들 소리가 끊긴 지 오래다. 소년시절의 꿈, 청춘의 소망들이, 하염없이 꿈틀거렸던 고향, 고향은 늘 따뜻하게, 내 마음의 상처를 낫게하는 곳이다. 어느날 그곳에서, 동네 이웃이었고 친척(親戚)이었던, 끈끈한 인연과 함께한 조촐한 만찬에서, 잊고 지냈던 삶의 뒷 얘기가,.. 더보기
미스트롯 3 빈예서의 노래에 감동하다! 미스트롯 3 빈예서의 노래에 감동하다! 진주 출신 11살의 신동 빈예서가, 미스트롯 3 첫 무대에서, 모정을 선보여 엄청난 감동을 주었다. 평소 영화 외는 TV를 잘 보지 않는데, 빈예서의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나이가 믿기지 않는 가창력과 감성에, 나도 모르게 노래 속에 쏙 빠져 들었다. 빈예서의 모정 노래가 유튜브 조회수, 3백만을 넘었다고 하니, 패널 말대로 괴물이고 천재 소녀이었다. 더구나, 진주 출신인 채수현, 오유진 등도 출전, 수준 높은 노래로 진주 출신 3명이, 한꺼번에 모두 1차 통과, 진주사람들도 놀라워하고 있다. 어린아이가 가당차게, 눈물 나는 감성무대를 만들어, 모두를 감동시킨 것은 정말 쇼킹하다 진주 출신 참가자 전원이,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한다, 2023.12.28. 오후에.... 더보기
겨울산에서 / 山生 김 종명 겨울산에서... 겨울산은 지금 침묵하고 있다. 간간이 들려오는 것은, 이름 모를 산새 소리뿐...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고요한 시간, 산중턱에 서서, 눈앞에 펼쳐진 하늘과, 눈 덮인 나무들을 본다.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평화로움, 살갗을 파고드는 냉기만 아니라면,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서 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도 꽃나무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봄을 기다리겠지... 겨울은 분명 추운 계절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서로의 체온에, 감동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 겨울의 한해 끝자락, 내가 낯선 길 위에 만난 것은, 분명 따뜻한 봄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장갑은, 어쩌면 우리들의 체온일지도 모릅니다. 하늘과 땅 산과 바다, 사계의 틈바귀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생명.. 더보기
도솔천의 엄동설한(嚴冬雪寒)/ 山生 김종명 도솔천의 엄동설한(嚴冬雪寒) 차디찬 겨울바람이, 대지(大地)를 짓누르고, 어두운 숲을 밝힌, 하얀 눈 속을 걸었다. 내린 눈이 꽁꽁 얼어붙어, 하얀 무늬를 깐 눈 위를, 고요하고 느릿한 걸음으로 걷는다. 빈가지에 꽃을 피운, 찰나(刹那) 눈꽃은, 세찬 바람에 흩날리고, 한줄기 햇살에 녹아내리면서도, 갖가지 형상으로, 내 마음을 한 개 한 개 열게 하여, 이윽고 내 심장까지 고동치게 한다. 선운산 도솔천은, 지난 만추(晩秋)에,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내 심장을 뜨겁게 하였고, 이 삼동(三冬)에는, 순백(純)의 설화(雪花)로, 내 영혼마저 빼앗는다. 혼자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설경(雪景), 정적 속에 만발한 눈꽃, 향기도 없는 고귀한 자태에, 정신없이 빠져든 노년(老年)은, 아무 두려움 없이 냉기(冷氣)를.. 더보기
또 한 해가 저문다! / 山生 김종명 또 한 해가 저문다! 눈뜨고 눈감으면 하루가 가고, 해 뜨고 해지면 또 하루가 간다. 흐르는 것은 물뿐이라 여겼지만, 세월도 소리 없이 흐른다. 소년 시절의 꿈, 청춘의 소망은, 짧은 기쁨과 슬픔의 추억을 남긴 채, 삶의 뒤안길에 널브러지고, 흰머리칼과 주름만 남았다. 아주 단순한 하루하루가, 야금야금 사라지면서, 벌써 열두 달의 끄트머리에 닿자, 하염없는 회한(悔恨)만, 일몰 후의 저녁 안개처럼 다가온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숲은 삭풍에 떨며 서 있고, 대지는 차가운 침묵만 흐른다. 사납고 차가운 바람에 떨어진, 빛바랜 나뭇잎 하나, 차가운 땅바닥을 구른다. 내일은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다. 팥죽을 끓여 잡귀를 쫓는다고, 온 집에 팥죽을 뿌리고, 팥죽의 새알을 나이만큼 먹었던, 옛 추억..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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