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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노년의 겨울밤 / 山生 김 종명 노년의 겨울밤 / 山生 김 종명겨울로 접어드니,차가운 바람소리만 들릴 뿐,산야는 침묵만 흐른다.이따금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낙엽소리만 들리고,주접떨던 새소리도 멈추었다.모두를 떨게 하는 겨울,해 떨어지자마자,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다.단잠 못 이루는 밤,겨울밤이 길다는 것을.노년은 뒤늦게 알아채린다.문틈사이로 달려드는 냉기에,화들짝 놀라며 쓸데없는 회상에 잠긴다.아직 삼동도 지나지 않았는데,오지도 않을 봄을 그리며,수탉도 잠자는 느린 새벽을,뜬눈으로 기다린다.이렇듯 노년의 겨울밤은,삼동 추위보다 더 혹독하다.2024.12.4. 잠 못 이루는 새벽에...山生 김 종명 더보기
찬바람이 불면 / 山生 김 종명 찬바람이 불면 / 山生 김 종명한올씩 빠져나간,머리카락 같은 날이,이토록 서글퍼지는 것은,질곡(桎梏)의 삶 때문일까?티끌 같은 하루가 쌓이면서,내 육신을 조여드는,세월의 올가미,가을이다 싶었는데,느닷없이 찬바람이 불면,나뭇가지에 매달린 나뭇잎도,새파랗게 질린 모습으로 벌벌 떨고,감미로웠던 가을바람이,차가운 파편이 되어 가슴을 후벼 판다.아직 사지가 성하고,정신이 멀쩡하지만,무심한 세월은,삼동 추위보다 더 혹독하다.달랑 한장 남은 달력이,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보인다.2024.11.29. 찬바람 부는 오후에...山生 김 종명 더보기
가을 애상(哀傷) / 山生 김 종명 가을 애상(哀傷) / 山生 김 종명비가 내린다 가을비가,초여름 비처럼,하염없이 퍼붓는다.모든 잎이 물들고,가을꽃이 한창인데,야속한 찬비는,가냘픈 꽃대를 짓누르고,때깔 고운 잎들을,차가운 땅바닥에 흩뿌린다.땅바닥을 구르며 울부짖는,가을꽃들의 통곡 소리가,비바람을 타고 흐르고,꽃길에 남긴 사랑어린 사연들이,야속한 비바람에 떠밀려,사방으로 흩뿌려진다.갑자기 까닭 없이 울컥해진다.가슴이 아려오면서, 따뜻한 사람이 그리워진다. 유리창에 차가운 빗방울이,소리 없이 또르르 흘러내린다,애써 티 내지 않으려 해도,눈꺼풀 사이로 이슬이 맺힌다.이 가을이 채 끝나기도 전에,차가운 겨울이 올까?찬비에 가을빛이 사그라질까?이렇듯 부질없는 걱정은,가을을 보듬고 싶은 더한 욕심이런가?2024. 11.1.  비 내리는 오전에...山.. 더보기
구월의 꽃무릇 / 산생 김 종명 구월의 꽃무릇당신은,내 사랑의 불꽃입니다.뜨거운 여름을 딛고.홀연히 일어선,당신은,내 안의 불꽃입니다.  당신은,지친 숲을 깨우고,어두운 세상을 밝히며,겨울의 첫눈처럼, 가슴 설레게 하고,찬란한 태양처럼,내 안에 들어와,심장을 뜨겁게 합니다.  갈바람 따라,불꽃처럼,내게로 다가오는 당신은,분명코,나의 뜨거운 사랑인 것입니다.    나는,당신과 단 한 번의 눈길에,이렇듯 매번 9월이 오면,저절로 사랑에 빠진답니다.매 순간 불꽃같은 내 사랑에나도 어쩔 수 없네요,불꽃이 사그라지기 까지는....2024.10.1. 꽃무릇 피는 구월에...山生 김 종명 더보기
야속한 장맛비 / 山生 김 종명 야속한 장맛비비가 옵니다.억수 같은 비가,천둥과 번개를 뇌동(雷同)하며,양동이로 퍼붓듯이 내립니다.쉼 없이 퍼붓는 장대비에,땅 위의 초록도 지치고,여름 햇살과 기나긴 생이별에, 만물이 시름에 떨며,어둠 속에 한줄기 빛을 그리워합니다.기세등등한 비는,색깔 없는 수채화만 그려대고, 떨어지는 나뭇잎마다,기약없는 그리움만 안긴 채,모멸차게 뿌려댑니다.험상궂게 내리는 이 비는,창문의 낙서도 지우고,빗줄기 속에 적셔내는 감성도,  거침없이 지웁니다.짐짓 하늘은 모르는 척,지축을 흔드는 뇌성(雷聲)으로,모두에게 겁을 주고, 사랑 없는 그리움을 적셔냅니다.개구리울음소리도 그친,물바다가 된 땅 위에,비가 또 내립니다.야속한 장맛비가...2024.7.16. 폭우가 쏟아지는 오후에...山生 김 종명 더보기
여름밤의 추억 / 山生 김 종명 여름밤의 추억뜨거운 햇살이,서산 너머로 잠기고,어둠이 담장을 넘어오면,마당에 멍석을 깔고,소박한 저녁 밥상을 펼친다.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는,모기떼를 쫓느라,마당에 목개불(모깃불)을 피운다.쑥 냄새와 건초 연기로 밥을 비비고,콧물까지 목구멍으로 넘긴다.숭늉 그릇에 담긴,초저녁 밝은 달빛도 먹는다.그리고는,멍석에 드러누워,풀벌레 개구리울음소리 들어며,별똥별을 헤아리고,밤이슬이 내릴 때까지,조잘대며 수다를 떨다,스르륵 깊은 잠에 빠진다.닭이 홰를 치고 새벽을 열 때까지...내 어릴 적에는 그랬다!덜 먹고,덜 편안할지라도,정겨웠던 옛날이 그리운 것은,선천성 그리움일까?2024.7.15.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초복에...山生 김 종명 더보기
비와 그리움 / 山生 김종명 장맛비가 미친 듯이 쏟아집니다,그동안 숨 가쁘게 좇아 다녔던,꽃마실을 잠시 멈추고,쏟아지는 빗소리에,내 안의 감성을 끄집어내어,비 내리는 영상에,예전에  써 놓았던 글을,한번 담아 보았습니다.그냥 재미삼아 봐 주시길...ㅋ2024.6.29.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는 늦은 오후에... 더보기
단비 내리는 날에 / 山生 김 종명 단비 내리는 날에...단비가 내린다.긴 가뭄 끝에 내리는, 이 비는, 땅을 적시고,목마른 새 생명들에게,생명수를 건넨다.생명의 새로움은, 온 누리를 경이롭게 하여,산도,하늘도,강물도,여름에 든다.어쩌면 이 비가,아무도 못 본,노방초(路傍草)의,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2024.6.8. 단비가 내리는 날...山生 김 종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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