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산림연구원 맥문동, 꽃 없이도 푸르른 순간을 안다
비구름이 걷히자
한낮의 햇살은
한여름처럼 뜨거웠다.
바다와 갯벌이 숨 쉬던 백수해안도로,
아린 역사 위로 서글프게 피어난
열부순절지를 지나
나주 산림연구원으로 향한다.
보랏빛 레이스를 기대하며 달려온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그러나 나무들만 짙은 오수에 빠져 있고
맥문동은 초록 잎 사이로
겨우 몇 송이,
기대는 허탈하게 부서진다.
비어버린 마음에 느린 걸음을 얹어
울창한 숲 깊은 곳으로 발을 옮긴다.
스치는 바람에
지나간 회상과 허무를 실어 보낸다.
꽃은 없어도 푸른 숨은 살아있으니,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세월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안아본다.
2026. 8. 18.
나주 산림연구원에서...
나주 산림연구원
정식 명칭은
전라남도 산림연구원이다
이곳은
아름다운 숲길을 걸을 수 있는
나주의 힐링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산림체험과 교육을 운영하며
현대인의 심신 치유와 삶의 질 향상을 돕고
산림생태계나 임업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도립 연구소이다
특히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인생 샷 핫스폿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이다
~입장료 없음. 주차 무료. 반려견 동반 금지~
(나주시 산포면 다도로 7)

영광에서 나주로 가는 길
차 안에서 뭉게구름과 어우러진
도로변의 배롱나무를 담아봄

나주 빛가람로에 들어서면서
멋진 아치 탑을 차 안에서 담고....

나주 산림연구원 주차장에서
울창한 숲을 당겨 담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의
보랏빛 레이스가 깔린
맥문동을 잔뜩 기대하고 왔건만
사진처럼 초록 잎사귀만 무성한 채
맥문동은 가뭄에 콩 나듯 하여 허탈하였다
올해는 맥문동 명소는
날씨 탓으로 모두 흉년인가 보다 ㅋ
허한 마음에 작년 이맘때
가슴을 설레게 하였던
메타세쿼이아길의
보랏빛 맥문동 풍광을
몇 장 올려본다






이곳은 현재 무궁화꽃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둘러본다






하지만 무궁화 전시장도 가뭄 탓인지
꽃들이 별로이고
행사 시설마저 널브러러져 있었다








헛헛함에 멎었던 발걸음은
이내 숲의 품으로 스며든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하늘 아래
구름은 몽글몽글 솜사탕처럼 떠돌고
곧게 뻗은 길 양옆으로
초록의 거목들이
장엄한 사열을 이루고 있다
느릿한 걸음마다 스치는 푸른 바람
그 바람에 회상과 허무
지나간 세월을 실어 보낸다
꽃은 피지 않았어도
숲은 이미 거대한 수채화,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 속에서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푸른 숨을
온전히 안아보며
오늘의 원거리 마실을 모두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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