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사 붉은 상사화의 감동적인 여운을 뒤로하고, 8년 만에 다시 찾은 영광 백수해안도로 초록 들판 위 돌아가는 하얀 풍력발전기 풍경은 마치 이국적인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칠산바다의 기암괴석과 갯벌, 가장 깊은 여운으로 남은 건 푸른 바다와 붉은 배롱나무가 어우러진 열부순절지였습니다. 아픈 역사 위에 피어난 절개가 서글프도록 아름다웠던 순간. 지난 세월을 지나 다시 만난 영광의 바다는 여전히 가슴 벅찬 감동을 선물해 주네요. 2026. 8. 18. 영광백수해안도로에서....
백수해안도로는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에 이르는 이 길은 서해안에서도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그중 노을길 천사의 날개 포토존이 인생 샷 명소이기도 하다
영광백수풍력단지 (영광군 백수읍 약수리 707-7)
하늘은 너무나 푸르러서 그 자체로 깊은 우물 같다 그 아래 펼쳐진 드넓은 들녘은, 마치 초록색 파도가 쉼 없이 밀려드는 끝없는 바다와도 같다. 그 초록의 지평선 위로, 수많은 하얀 거인들이 서 있다. 그들은 대지의 깊은 숨결을 모아 하늘을 향해 소리 없이, 그러나 웅장하게 바람의 노래를 부른다. 유유히 돌아가는 거대한 날개는 이 땅의 꿈과 희망을 그려내는 보이지 않는 붓과 같다. 대지는 초록으로 노래하고, 하늘은 하얀 바람으로 답한다. 이 거대한 조화 앞에서, 나 또한 한 그루의 초록 풀잎이 되어 한 줄기 하얀 바람이 되어,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영원을 꿈꾼다.
영광 정유재란 열부순절지(靈光丁酉再亂烈婦殉節地)
정유재란 당시(1597년) 함평군 월야면 월악리 등에 살던 동래 정씨와 진주 정씨 문중의 부녀자들이 절개를 지켜 죽은 곳이다
이들은 전쟁을 피해 묵방포까지 피난왔으나, 결국 왜적에게 잡히자 대마도로 끌려가 치욕을 당하느니 의로운 죽음을 결심하고 모두 칠산 앞 바다에 몸을 던졌다.
숙종 7년(1681년) 나라에서는 후세에 귀감이 되도록 상을 주고 정려를 내려 이들의 정절을 기렸다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813-12)
노을빛 가장 깊숙한 언덕, 바다를 내려다보는 열부순절지에는 왜적의 서슬을 넘어 푸른 물결에 던진 높은 절개만큼이나 화르르 붉은 배롱나무 꽃 피어 있다. 지고 또 피어나는 꽃잎마다 푸른 바다의 슬픔이 짙게 배어 바람이 스칠 때마다 아득한 기억이 핏빛으로 흩날린다. 노을이 바다를 안고 배롱나무가 노을을 품는 곳, 오늘 내가 걸어온 이 길은 그저 풍경이 아니라 가슴 깊이 아려오는 한 편의 서정시였다.
노을전망대스카이워크 천사의 날개 포토존에서 지나온 풍력단지와 아름다운 바닷길 칠산 앞바다에 둥둥 떠 있는 섬과 하얀 등대를 담아본다
영광노을전시관 주차장에서 해안 갯바위와 데크길 하얀 등대 쪽을 담고....
칠산정에 올라 칠산 앞바다와 멋진 해안도로를 당겨 담고... 멀리 도음소도가 눈에 들어온다
영광 홍농읍과 영광대교를 마주하는 넓은 데크 전망대 곳곳에 포토존이 눈길을 끈다 다른 곳의 여정이 있어 이곳에서 되돌아 나가기로 한다
데크전망대에서 도음소도를 당겨담고
푸른 바다와 갯벌의 숨결이 맞닿은 영광 백수해안도로 노을길의 스카이워크의 날개 끝에서 바람의 시를 읊고 아득한 갯벌 위 바닷길 따라 선 풍차들이 서해의 숨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파도조차 숨죽인 청명한 바다 굽이치는 해안길을 따라 바람을 가르면 푸른 산과 바다가 맞닿아 만들어내는 수평선이 품어낸 고요 속에서 마음 깊이 스며드는 한 편의 서정을 만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