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계절에 내리는 단비
바싹 말라붙은 논바닥처럼
갈갈이 금이 간 들녘을 보며
당신은 그저 속으로만 울었습니다.
자식의 맑은 웃음 뒤로
고단함을 묻어두고
남편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또 한번 다스리며,
어느 날부터인가
마음이 가물어간다는 것조차
잊은 채,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말 못 할 속내
가슴 밑바닥에 눌러 담고
누렇게 떠가는 잎사귀처럼
속으로만 삭이던 나날,
어느 한낮,
창가를 두드리는 반가운 소리.
토닥, 토닥,
가만히 먼지를 털어내며
내리는 단비는
지친 들녘을 다독이는,
하늘의 손길이자
그동안 꾹꾹 참아온 당신의 눈물입니다.
말라버린 우물에도 다시 샘물이 고이듯
빗방울마다
고스란히 스며드는 따스함.
고생 많았다, 참 잘 견뎌냈다,
빗소리가
당신의 굳은살 터진 마음에
조용히 소복소복 안부를 건넵니다.
비로소 메마른 가슴에
푸른 싹이 피어나고
당신의 계절에도
마침내 단비가 내립니다.
2026. 8. 16.
단비가 내리는 날에...山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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