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심장에 핀 꽃을 어찌하랴
은빛 열기를 퍼붓던 하늘이
잿빛 장막을 두르고
장마라는 구실로
연일 매정한 매질을 해댑니다.
낮게 엎드린 안개는
죄인처럼 고개 숙인
여름 꽃밭을 스치고,
웃음소리 고여있던 오솔길엔
이제 주인 없는
눈물만 흘러내립니다.
엊그제 태양은
그리도 뜨거웠는데,
그 볕에 달궈진 꽃은
서럽도록 아름다웠는데,
이제 막,
붉은 피를 돌려 꽃을 피우는데
하늘이시여,
어찌하란 말입니까.
이 나약한 것들은
무거운 고개를 꺾은 채
마지막 숨결을
허공에 흩뿌리고 있습니다.
내 심장을 젊게한
청순한 여름꽃들이 눈에 아른거려,
창밖의 모진 빗줄기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이미 식어버린 커피잔을
차마 놓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려봅니다.
2026. 7. 5. 山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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