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가슴에 얹힌 멍울에게
불을 끄고 누운 어둠 속,
당신이 가만히 가슴을
지그시 누를 때
손끝에 걸리는 그 묵직한 멍울을
사실은 나도 몰래
숨죽여 바라보았습니다.
덜컥 겁이 난 표정으로,
혹여 내가 깨어날까 숨을 죽이며
차마 내뱉지 못한
울음을 삭이는 당신.
돌처럼 굳어버린
그 가슴속 응어리에
얼마나 많은
서러움이 고여 있었을까요.
이제야 염치없이 물어봅니다.
그 아픔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이었을까요.
오늘 뜨거운 찌개가 끓는 주방에서
정작 당신 밥상은
뒷전인 채 살아온 날들,
아이의 작은 신음에도
밤을 지새우면서
정작 당신 몸이 지르는 비명에는
괜찮다며 의연한 척
돌아서던 그 숱한 희생들.
"엄마니까, 아내니까 당연하다"며
내가 무심코 던진
잔인한 말들에 스며든 눈물들이
하나둘 모여
당신의 몸과 마음에
그토록 아픈
돌멩이를 안겨놓았음을,
미련한 나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러나
나의 소중한 사람아,
지나간 세월을
너무 슬퍼하지는 마세요.
조개는 제 살 안으로 파고든
서슬 퍼런 모래알을 원망하는 대신,
자신의 붉은 살점과 진액으로
감싸고 또 감싸 안아
마침내 영롱한 진주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당신의 가슴에 얹혀진
그 멍울과 응어리 역시
내게는 영롱한 진주와 같습니다.
그것은 이 가정을 위해
삶을 건성으로 살지 않았다는,
나와 아이들의 삶을
온몸으로 안아내느라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끝내 놓지 않았다는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당신의 훈장입니다.
내 무심함이 만든
흉터여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그 모진 풍파를
견뎌내 준 당신이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가슴에 얹어진
그 묵직한 돌멩이를
내가 대신 받아 안고
함께 울어주겠습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위해,
다 써버린
당신의 그 고운 마음에,
이제는 내가 따뜻한
사랑만 채워주겠습니다.
그동안 진심으로 애썼습니다, 내 사람.
당신의 상처 위로,
이제는
내가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워주겠습니다.
2026년 대서(大暑)에...山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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