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영혼의 문고리를 돌릴 때
세월의 묵직한 얹힘으로
소리 없이 녹슬어 가던 영혼에
맑은 바람 한 줄기 불어넣는 일,
찌개 끓는 김 너머로
잠시 멈춰 서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가만히 마음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엄마'라는 이름의 벽과
'집'이라는 익숙한 울타리에 매여
눈부신 세상의 빛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잠시 잡고 있던
가사(家事)의 끈을 놓아두고
문고리를 돌아 세우는
그 짧은 외출은,
나이 들지 않는 '나'라는
영혼을 찾아 나서는
거룩한 여정입니다.
끝없이 채워 넣어야 했던
일상의 분주함보다
오후의 햇살 한 조각,
따스한 차 한 잔에 스미던
작지만 그윽한 의미의 순간들이
참다운 삶의 숨결이었음을
길 위에서 배웁니다.
어깨를 누르던 집안의 번뇌를
툇마루에 가만히 내려놓고
문밖의 바람 쪽으로
내 삶의 결을 열어둘 때,
비워진 품 가득
잔잔한 평안의 물결이 차오릅니다.
매일 아침 새로 피어나는 꽃처럼,
우리도 문밖의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으로
늘 새롭게 눈을 떠보면 어떨까요.
거창한 곳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마음을 열고
나서는 그 현관문 밖이
바로 파라다이스입니다.
2026. 7. 28.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에....山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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