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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日常)...

국립광주박물관의 여름, 배롱나무꽃 절정

국립광주박물관의 여름, 배롱나무꽃 절정

기세등등한 삼복 뙤약볕에,
도심은 꿈꾸듯 졸고
숲도 들꽃도,
삶아낸 듯 휘늘어지는 때,
그 뜨거운 불볕을
다 삼키고서야 비로소 피어난
붉디붉은 화염.
박물관 뜰을 물들인
진분홍 배롱나무꽃.
웅장한 기와지붕 아래
붉은 파도처럼 물결치고,
그 발치에 낮게 엎드린
단아한 흰 수국은
서늘한 운치를 더하네.
삶의 켜켜이 고여있던
온갖 고뇌를 훌훌 털어버린
한여름 자투리 마실,
가장 뜨겁게 타올라
내 지친 마음에 건네는
선연한 위로 하나였네.
2026. 8. 1.
국립광주박물관에서...


국립광주박물관의 이모저모
국립광주박물관은
1978년 12월 6일에 개관
 서울 · 경주 · 부여 · 공주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문을 연
국립 박물관이다
지방 문화의 창달을 위해
건립되었으며
광주. 전라남도 지역의
전통문화를 조감(鳥瞰)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박물관이다.
이곳에 여느 배롱나무 명소에 뒤지지 않은
배롱나무가 있어 찾아보았다
~입장료 없음, 주차 유료(3시간 무료)~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110)

건너편 광주역사박물관에
주차하고
바람 한 점 없는 도심 속의
박물관에 들어서서
거목들이 드리운 짙은 그늘
빈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육중한 벽돌 탑 하얀 대문 너머
전통의 박공지붕이
비상(飛翔)을 꿈꾼다
붉게 타오르는 배롱나무꽃
문지기처럼 서서 나를 반긴다

가슴 시리도록 푸른 하늘
뭉게구름 한가로이 떠다니고
박물관은 고요히 앉아
세월의 강물을 굽어보고 있고
뜰안 가득 붉은 배롱꽃이 피었다

 

하얀 돌계단 좌우로
연분홍 배롱나무꽃 춤을 추고
그 아래 하얀 수국이
앙증맞게 발길을 붙잡는다

뜰안 돌담길 따라
배롱나무꽃 터널을 이루고
 마치 불꽃처럼
 혹은 붉은 비단처럼
뜰 안을 가득 채우고 있어
더운 것도 일순 잊고
벅찬 감동에 빠집니다

오랜 풍파 견뎌낸 돌탑
 그 곁을 지키는 화사한 배롱나무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그 오묘한 조화 앞에 고개 숙인다

초록 카펫 위에 놓인
주인 없는 빈 의자 두 개
누군가 남기고 간 그리움만
햇살 아래 고요히 익어간다

삼복더위 한복판
잠시 시간을 내어 찾아간
박물관 뜰에서의 자투리 마실은
그렇게 제 인생의 잊지 못할
한 페이지로 기록되었습니다

하늘로 솟구친 백일홍
 흰 눈 내린 듯 눈부시게 피었네
파란 하늘과 솜사탕 구름
한 폭의 수채화가 따로 없구나

뜨거운 여름날
가장 찬란한 아름다움을
마주하고 싶다면
국립광주박물관의 배롱나무꽃을
만나러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선연한 붉은빛이
당신의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