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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고향은 신선한 영혼의 울림이 있다! 고향은 신선한 영혼의 울림이 있다! 내 어릴 적 우리 동네는, 돌담이나 싸리나무 울타리 너머로, 집안이 훤이 보이고,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골목을 울리는 웃음 넘치는 곳이었다. 동네 이웃들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서로 공유하며,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렇다! 적어도 내 어릴 적 이웃은 그랬다. 모든 것을 삼키는 세월 속에, 이제는 그 옛날의 어진 풍경이 사라지고, 성냥갑 같은 아파트, 세멘트 집과 높은 담, 골목에는 아이들 소리가 끊긴 지 오래다. 소년시절의 꿈, 청춘의 소망들이, 하염없이 꿈틀거렸던 고향, 고향은 늘 따뜻하게, 내 마음의 상처를 낫게하는 곳이다. 어느날 그곳에서, 동네 이웃이었고 친척(親戚)이었던, 끈끈한 인연과 함께한 조촐한 만찬에서, 잊고 지냈던 삶의 뒷 얘기가,.. 더보기
또 한 해가 저문다! / 山生 김종명 또 한 해가 저문다! 눈뜨고 눈감으면 하루가 가고, 해 뜨고 해지면 또 하루가 간다. 흐르는 것은 물뿐이라 여겼지만, 세월도 소리 없이 흐른다. 소년 시절의 꿈, 청춘의 소망은, 짧은 기쁨과 슬픔의 추억을 남긴 채, 삶의 뒤안길에 널브러지고, 흰머리칼과 주름만 남았다. 아주 단순한 하루하루가, 야금야금 사라지면서, 벌써 열두 달의 끄트머리에 닿자, 하염없는 회한(悔恨)만, 일몰 후의 저녁 안개처럼 다가온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숲은 삭풍에 떨며 서 있고, 대지는 차가운 침묵만 흐른다. 사납고 차가운 바람에 떨어진, 빛바랜 나뭇잎 하나, 차가운 땅바닥을 구른다. 내일은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다. 팥죽을 끓여 잡귀를 쫓는다고, 온 집에 팥죽을 뿌리고, 팥죽의 새알을 나이만큼 먹었던, 옛 추억.. 더보기
소소한 사계(四季)의 삶 / 山生 소소한 사계(四季)의 삶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올해의 사계(四季)도, 그 끝이 목전(目前)이다. 지난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사계의 길, 산과 바다, 넓은 길에서 좁은 산길까지, 소리 없이 변하는 사계를 걷고 또 걸었다. 누가 기다리는 것처럼, 그러다가, 단풍잎이 맥없이 흩날리면, 세상의 모든 것을 떨게 하는, 겨울바람을 맞는다. 문밖 세상은, 차디찬 겨울바람이 짓누르지만, 나는 기억한다. 사계의 길에서 만난 인연들을... 계절은 잊더라도, 고운 인연들은 잊지 않으리라. 2022.12.2. 오전에...山生 김 종명 봄. 가을의 추억 봄(春) 긴 겨울밤을 하얗게 지새운 인고(忍苦)를, 한순간에 터트리듯 춘삼월 모진 한파를 견뎌 낸 야생화들이 언 땅을 뚫고 솟아오른다 봄꽃이 처음 필 때.. 더보기
비와 그리움 / 山生 김 종명 비와 그리움 연일 하늘에서 미친 듯이, 장대 같은 비를 퍼붓습니다.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양동이로 쏟아붓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면, 당신 생각이 더 많이 나네요. 지난 추억들이, 세찬 빗줄기를 타고 흐르고, 그리움도 함께, 내 가슴에 세차게 흐르네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당신이 더 보고 싶네요. 슬픈 날, 한없이 울 수 있었으면 하던, 당신의 바램이, 빗물이 되어 흐르네요. 투명한 유리창을 타고 내리는, 이 비는, 당신의 맑은 영혼처럼, 내 가슴을 타고 내립니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면, 너무 보고 싶네요. 당신도 한 번쯤은 비를 보며, 나를 떠 올리는지요... 2022.8.1. 폭우가 내리는 오후에...山生 김종명 더보기
야속한 여름비 / 山生 김 종명 야속한 여름비 비가 내린다. 초록이 지친 공간 사이로, 억수 같은 비가 쏟아져 내린다. 내리는 비는, 뜨거운 대지를 식혀주지만, 봄 한 철 목마름에, 가슴까지 태우고, 오뉴월 염천을 인내하며, 꽃을 피운 가녀린 여름꽃은, 야속하고 모질게 때려대는, 빗줄기에 휘청거린다. 내리는 비는, 꽃잎을 타고 빗물이 되고, 눈물이 되어, 땅바닥으로 서럽게 흘러내린다. 뜨거운 꽃바람에 견딜 수 없는 더한 그리움에, 몸서리치며 찾았던 황금빛 꽃밭. 가냘프게 긴 허리, 보름달 같은 얼굴, 엊그제 꽃길에서 건넨, 짧은 사연들이, 야속하게 퍼붓는 비로, 꽃의 아우성과 함께, 고운 추억들이 빗물 따라, 사방으로 흩날린다. 매정하고 야속하게 퍼붓는 비에, 꽃들은 기댈 힘조차 없는데, 어쩌란 말인가? 꽃이 지면 나 또한, 계절에 기.. 더보기
소중한 인연(因緣) / 山生 김 종명 소중한 인연(因緣) 세상을 살아가면서 맺어지는 숱한 인연들, 연분(緣分)은 우리네 삶 속에 다양하지만, 스쳐 지나는 인연 또한 많다. 희미해져 가는 기억 속에서, 간간히 옛 인연들이 떠 오른다면, 필시 그것은 스쳐 지나간 인연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남은 따뜻한 그리움일 게다. 가까운 곳이거나 먼 곳에 있던, 세상을 먼저 떠났거나 살아있든 간에, 소식이 있거나 없거나를 떠나, 살면서 잠시 잠깐 동안, 함께한 인연을 떠 올린다는 것은, 빛바랜 사진첩을 꺼내보는 것과 같다. 인연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닐까? 살면서 가끔 잊었던 인연들을, 한 번쯤 떠 올리는지요? 2022.2.18. 오후에...山生 김 종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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