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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사랑

애춘(愛春) / 山生 김 종명 애춘(愛春) 열어젖힌 창문으로 , 간들바람이 살포시 스쳐간다. 늘 설렘으로 기다린 봄, 궁벵이처럼 다가오는 봄이지만, 겨우내 잠들어 있던, 연둣빛 새순이 서서히 잠을 깨고, 사방에서 꽃망울을 툭툭 터트린다. 슬그머니 불어온 봄바람은, 내 눈꺼풀에 앉고, 한 겹 한 겹 애태우며 피어난 꽃잎은, 내 가슴을 옥도정기(沃度丁幾)로 칠한다. 이제 여린 바람만 불어도, 가슴이 두근 그리고, 잘게 부서져 바람에 실려오는, 봄꽃의 그윽한 향기에도, 내 숨결이 가빠진다. 행여 내가 봄바람이 난 것일까? 2023.3.6. 진주매화 숲에서... 山生 김 종명 더보기
안개비가 내리는 날 / 山生 김 종명 안개비가 내리는 날. 모든 것이 깨어 굼틀댄다. 기지개를 켜며 눈을 뜬다. 절기상 우수(雨水)를 하루 앞둔 날, 이른 새벽부터 안개비가 내린다. 겨울의 기억을 녹일 듯이, 안개비가 내린다. 뿌옇게 흩날리는 안개비, 그 속에, 뽀얀 얼굴이 보인다. 그것은 내 기억 속의 홍매(紅梅)였다. 고즈넉한 산사(山寺)의 홍매(紅梅)는, 영겁(永劫)을 해탈(解脫)한 모습처럼, 무척이나 아름답다. 사방으로 흩날리는 안개비, 차가운 물방울로 번지며, 나뭇가지를 타고 다니면서, 풋내 나는 꽃잎을 희롱한다. 봄은 아직 아니야 라며... 겨울 눈이 녹아 비가 되었나? 태양이 뿌연 안개 뒤로 숨어들어도, 나는 봄을 떠올리고 있다. 나의 봄은 좀 더 화사하고, 좀 더 따사로워, 완벽하고 농익은 봄날이 기다려진다. 성급하게 핀, 홍.. 더보기
춘애(春愛) / 山生 김종명 춘애(春愛) / 山生 김종명 천지간(天地間)에, 여린 바람이 스칠 때마다, 햇살을 보듬은 봄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겨우내 숨죽이며 지냈던, 봄의 숨결이 바람결에 느껴진다. 상큼한 바람이 불적마다, 산야(山野)에서 길섶에 이르기 까지, 연둣빛이 사방으로 번지고, 새들도 오랜만에 주접을 떨고, 나무 그림자 따라 봄꽃들이 춤을 춘다. 그윽한 향기와 고결한 매화를 선두로, 절세미인을 빼닮은 벚꽃, 희망과 환희의 상징 유채꽃들이, 앞다투어 꽃을 피우고 지면서, 부질없는 상념(想念)을 잊게 한다. 얼마나 기다렸던가? 날이 가고 시간이 흐를 때마다, 얼마나 그리워하였던가... 봄을 이토록 사랑하는 마음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인 것이다. 또한 봄은 내 연인과 같아, 나를 편안하게 숨 쉬게 한다. 나는 이 봄이 있어 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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