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명재고택, 뙤약볕 끝의 울림
굽이굽이 굴곡진 역사의 숨결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곳.
작열하는 볕을 받으며
황산벌의 옛 길을 지나,
비로소 명품 한옥으로 이름 높은
논산 명재고택에 들어선다.
노성산 푸른 병풍 아래
대문도 담장도 없는 집,
비워낼수록 가득 차는 청빈의 기품.
세월을 견딘 느티나무 가지 사이로
단아한 기와지붕이
천년의 숨결을 내쉬고,
뜰안에 정갈하게 줄지언 선
장독들은 따스한 햇볕을 머금어
윤슬처럼 반짝인다.
세월을 함께한 배롱나무는
붉은 꽃을 피워
한옥의 고즈넉함에
붉은 운치를 더하고,
연못 속 연꽃은 훈풍에
소리 없이 물결친다.
어찌 눈에 보이는 풍경뿐이랴.
높은 학문보다 올곧은 성품을
귀히 여긴 선비의 곧은 가르침이
나이테 깊은 기둥마다
그윽히 베여있다.
단순히 오래된 집이 아닌,
살아가는 품격이 무엇인지
일깨우는 절집 같은 공간.
연신 내리쬐는 땡볕 아래
옷자락이 땀에 흠뻑 젖는 줄도 모른 채,
세월을 뛰어넘어 전해지는
거룩한 감동에
한참을 가슴 벅차게 머물렀다.
2029. 8. 3.
논산명재고택에서....
논산명재고택
이곳은
논산시 노성면에 있는
조선 시대의 가옥
조선 시대의 학자 윤증이
건립한 것으로 전해지며
19세기 중엽의 건축 양식을 보이고 있어
후대에 수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채와 사랑채로 이루어진
ㅁ자형 건축물로
1980년대에 사당 및
담장 석축 따위를 복원하였다
우리나라 국가 민속 문화유산으로
정식 명칭은 논산 명재 고택이다
~입장료 없음. 주차 무료. 반려견 동반 금지~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299)



주차장에 주차하고
명재고택까지 뙤약볕을 걷는다
땅에서 열기가 올라오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땅이 줄줄 흐른다
그야말로 이열치열이다 ㅋ









소문만 듣고 찾아온 초행길
담도없는 고택 뜰은
초가집이 먼저 반기고
푸른 노성산을 병풍삼아
거목의 느티나무 사이로
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단아한 한옥의 기와 지붕과
수백개의 정갈한 장독이
가지런히 놓여 탄성이 절로 나온다



쨍하게 찌를 듯
푸른 여름 하늘 아래
기와담을 따라 줄지어 선
장독들이
정갈하게 햇살을 마시고 있다
돌확과 기와로 둘러싸인
작은 마당 위에 자리 잡은
항아리들은
단순한 그릇이 아니다
바람을 모으고 햇살을 빚어
세월의 맛을 숙성시키는
명재고택의 숨결이다
초록빛 숲이 고택을 품고
단정한 기와지붕 아래
수줍게 놓인 장독대는
지나온 시간의 깊이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빛과 그림자가 기하학적으로
교차하는 마루
세월의 결이 훤히 드러난
서래기둥과 마룻바닥은
바람이 들고 나는 길목이다
저 너머 창틀 형태의
네모난 프레임 속으로
사계절의 풍경이 걸리고
마루 위에는
선비의 꼿꼿한 절개와 여유가
여전히 잔향처럼 남아 있다
댓돌 위에 살포시 놓인 신발은
마치 잠시 시를 읊으러 간
주인을 조용히 기다리는 듯하다


뜰안 한켠에는 작은 꽃밭이 있으나
폭염과 긴 가뭄으로
삶아낸 듯 휘늘어져 있고
그중 신기하게도
애절하고 쓸쓸한 아름다움의 상징인
상사화가 딱 하나만 피었다
가신님의 넋 이런가 ㅋ





뜨거운 여름 햇살을 양분 삼아
백일 동안 붉음을 토해내는 백일홍은
고택의 정물(靜物)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흙마당 위에 드리워진 부드러운 그림자
붉은 배롱나무 꽃송이들을
살포시 헤치고 바라본
명재고택의 사랑채
넓고 평평한 흙마당을 지나
돌계단 위에 듬직하게 서 있는
기와집은
예나 지금이나 그 자리에서
세상의 소란을 지워낸다
붉은 꽃과 푸른 산
그리고 그 정점에 놓인 한옥의 미학이
한 폭의 진경산수화처럼 완성된다




넓은 연잎들이 바다를 이루고
그 사이로 피어난 흰 연꽃들이
청초하게 고개를 든다
연못 너머로 보이는 명재고택은
붉게 물든 배롱나무 숲에 싸여
마치 신선이 거처하는 비경처럼 아득하다
진흙 속에서도 물들지 않는
연꽃의 기품과
타협하지 않는 선비의 정신이
닮아 있는 공간
연잎 위를 구르는 이슬 방울 소리가
귓가에 환청처럼 울려 퍼질 듯하다
연못가의
배롱나무와 기와지붕이
모두 고택인줄 알았는데
고택 옆의 노성향교였다
다음 탐방 순서가 바로 노성향교라
마치 공짜 선물을 받은냥
기분 좋게 노성향교로 향한다
논산 노산향교
노성향교는
조선 전기에 창건된 향교이다.
그 후 1967년과 1975년
두 차례에 걸쳐 중수되었다.
대성전, 명륜당, 동재, 서재, 삼문,
대성전이 등이 현존하며,
대성전에는
중국과 조선의 유학자
18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봄 ·가을에 석전제를 거행한다.
노성향교는 앞에는
네모난 형태의
조그마한 연못이 있으며
외삼문 앞의
배롱나무꽃이 아름다웠다.
향교 뜰안의 배롱나무는
다소 절정기를 지난듯하였다
~입장료 없음. 주차 무료. 반려견 동반 금지~
(충남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310)











이 풍광을 끝으로
오늘의 마지막 여정인
파평윤씨종학당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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