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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맛난 소풍 /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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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소풍(消風) /  山生 김 종명


날씨만 좋으면 그저 무작정 기쁘다.

어디를 나서든 좋은 그림이 있고,

그 속에 내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내키는 대로 발길 가는 대로,

자유롭게 갈 수 있어 좋다.


따가운 햇살에 수십 번인가 혼절(昏絶)하였던,

가을꽃이 산들바람에 깨어났다.

첫눈처럼 기다렸던 기쁨....

꽃향기 그윽하고 나뭇잎이 곱게 물들 때면,

유년(幼年)의 추억 속으로 소풍을 떠난다.

주먹밥과 쏟아지는 수다가 전부였지만,

그저 맛나고 꿈같은 소풍이었다.

밤 잠을 설치게 한 소풍의 기억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참 많이도 흘렀다.

가을꽃은 해마다 비슷비슷하지만,

나는 해마다 달라져 간다.

 그래도 소풍의 기쁜 추억을 이렇게 적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소풍은 노년(老年)으로 하여금,

동심(童心)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맛난 묘약(妙藥)이다.

소풍 가기 좋은 시월이다!


배경 음악

Autumn Leaves / Beegie Adair and David David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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