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무는 길에서 / 山生 김 종명
해 저무는 길에서 / 山生 김 종명 길에서 시작하여, 길에서 끝나는 우리네 삶, 생명이 움트는 봄부터, 삭막한 이 겨울까지, 지루한 민생고에 신음하며, 뒤돌아 볼 새 없이, 앞만 보고 걸어온 길, 아! 벌써 올해가 저문다. 날아가는 구름에, 싸느다란 빛에, 며칠밤이 지나면 또 한 해가 저문다. 천지는 청명한데 세사는 암울하다. 지루한 코로나로, 산산조각이 난 소소한 일상, 수많은 탄식, 시간은 흘러서 아픔을 넘어, 애써 인내하며 감당하려 하나, 정작 그 길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앞에 보이는 길은, 늘 걸었던 길이지만, 안개 낀 길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 한겨울 추위에 떨며 서있다. 금방 지려하는 태양, 오늘도 어김없이 서산으로 해가 저문다. 석양은, 차가운 겨울바람에 일렁이며, 불꽃처럼 흩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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