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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꽃

설애(雪愛) / 山生 김 종명 설애(雪愛) 꽃이 피었다. 구름 타고 내려온 설편(雪片)들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무 등에 업혀, 찬 매화가 핀 이른 봄빛에, 하얀 꽃을 피웠다. 바람 불면 떨어질까? 햇살이 퍼지면 사그라질까? 노심초사하며, 온몸을 꽁꽁 싸매고, 허겁지겁 달려간 산정(山頂), 차가운 바람이 지날 때마다, 은빛 설편(雪片)들이, 사방으로 흩날리고, 덩달아 내 가슴도 따라 출렁댄다. 파란 하늘 아래 빛나는 상고대, 투명한 몸으로, 바람결에 토해내는 청아한 소리는, 바이올린의 선율을 닮아, 내 가슴을 울린다. 숨 막히는 하얀 세상, 눈꽃 한 움큼 보듬고, 부르르 떨며 자지러진다. 더는 무엇하나 생각나지 않은, 순백(純白)의 세상, 행여 티끌이 될까 봐, 까만 머리칼 한 오라기 움켜쥐고, 연민의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마음.. 더보기
경상대 이팝나무 꽃 절정 경상대 이팝나무 꽃 절정 (경남 진주시 가좌동 900) 하얀 벚꽃이 지고, 봄꽃들이 하나 둘 낙화하고, 따사로운 오월의 햇살에, 초록이 점점 지쳐가는 늦은 봄, 하얀 눈송이가 소복이 내린 듯, 이팝나무 꽃이, 허드레 지게 피었습니다. 보릿고개에 피는 하얀 꽃이라, 흰쌀밥이라고도 부르는 이팝나무 꽃, 지금은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리는 보릿고개... 6.25 전쟁 전후부터 60년대까지, 초여름에 보리가 수확될 때까지, 그때는 끼니를 이을 것이 없어, 초근목피(草根木皮)라 불리는, 소나무 껍질·칡뿌리·솔잎 등,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먹었다. 그렇다! 그 시절 처절하게 굶주렸던 고난의 봄에, 빈 쌀독만 바라보고 한숨만 짓던 이 세상 모든 어머님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 오른다. 빈 밥그릇에 하얀 쌀밥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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