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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찬바람이 불면 / 山生 김 종명 찬바람이 불면... 한올씩 빠져나간, 머리카락 같은 날이, 이토록 서글퍼지는 것은, 질곡(桎梏)의 삶 때문일까? 티끌 같은 하루가 쌓이면서, 내 육신을 조여드는, 세월의 올가미, 가을이다 싶었는데, 느닷없이 찬바람이 불면, 나뭇가지에 매달린 나뭇잎도, 새파랗게 질린 모습으로 벌벌 떨고, 감미로웠던 가을바람이, 차가운 파편이 되어 가슴을 짓누른다. 아직 사지가 성하고, 정신이 멀쩡하지만, 무심한 세월은, 삼동 추위보다 더 혹독하다. 스쳐 지나는 찬바람은, 모르는 척 슬쩍 고개를 돌린다. 2023.11.20. 찬바람이 부는 초저녁에... 山生 김 종명 더보기
그리운 봄의 만남/山生 김 종명 그리운 봄의 만남 찬바람이 불어대고, 찬비를 뿌려대도, 나는 너를 잊을 수 없지, 나는 너를 좋아했고, 너는 나를 좋아하였지, 계절이 너와 나 사이를 갈라놓았지만, 너를 향한 내 마음은 변함없었다. 그렇다! 너는 언제나 희망이었고 그리움이었다. 필연코 너 말고 달리, 내 심장을 뜨겁게 하는 것은 없었다. 길섶에서부터, 숲과 골짜기에 까지, 정월에 모습을 드러낸, 변하지 않은 너의 해맑은 모습이, 내 두 눈에 들어와, 이상하게도 내 심장을 뜨겁게 한다. 너의 고운 모습으로, 나는 희망의 삶을 다시 시작하니, 내일 밝은 해가 빛나고, 새들이 주접을 떨 때, 해맑은 너를 바라보며 한없이 거닐고 싶다. 문밖에는 잿빛 하늘에, 정월의 싸느다란 바람이, 뜬금없이 잉잉대지만, 기어코 너는 다시 내 곁에 왔다. 202.. 더보기
황량한 산정(山頂) / 山生 김 종명 황량한 산정(山頂) 마지막 가을빛을 쫓아, 산정(山頂)으로 갔더니, 좁은 산길에는, 숨이 끊어진 낙엽만 널브러져 있고, 새소리마저 침묵한 숲에는, 바람이 불적마다, 빈 가지들만 잉잉대고 있다. 내 심장을 포갠, 저문 가을 하늘 끝에는, 내 그리움 하나가 걸려있는 채, 새떼들만 나르고 있고. 황량(荒凉)한 산정에는, 겨울 찬바람만 휘몰아친다. 2021.11.26. 고성 적석산에서 山生 김 종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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