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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도솔천의 엄동설한(嚴冬雪寒)/ 山生 김종명 도솔천의 엄동설한(嚴冬雪寒) 차디찬 겨울바람이, 대지(大地)를 짓누르고, 어두운 숲을 밝힌, 하얀 눈 속을 걸었다. 내린 눈이 꽁꽁 얼어붙어, 하얀 무늬를 깐 눈 위를, 고요하고 느릿한 걸음으로 걷는다. 빈가지에 꽃을 피운, 찰나(刹那) 눈꽃은, 세찬 바람에 흩날리고, 한줄기 햇살에 녹아내리면서도, 갖가지 형상으로, 내 마음을 한 개 한 개 열게 하여, 이윽고 내 심장까지 고동치게 한다. 선운산 도솔천은, 지난 만추(晩秋)에,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내 심장을 뜨겁게 하였고, 이 삼동(三冬)에는, 순백(純)의 설화(雪花)로, 내 영혼마저 빼앗는다. 혼자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설경(雪景), 정적 속에 만발한 눈꽃, 향기도 없는 고귀한 자태에, 정신없이 빠져든 노년(老年)은, 아무 두려움 없이 냉기(冷氣)를.. 더보기
함양고택 능소화 탐방 함양고택 능소화 탐방 기약도 없는, 달콤한 사랑의 그리움이, 서러운 아픔으로 남아, 담장 밑으로, 핏빛 눈물만 뚝뚝 떨어지고, 한없는 그리움은, 빗물과 눈물이 한 몸이 되어, 담장 밖 개울 천에, 애처롭게 흘러간다. 2023. 6. 31. 함양고택에서... 山生 김 종명 오늘의 이모저모 장맛비 속에, 장대 같은 소나기가 지나간 오후, 시골의 돌담장이나, 도심의 골목길 담장을 타고 다니는, 애달픈 그리움의 상징인, 주홍색 능소화를 찾아, 함양 고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는, 한국의 전통 가옥인, 일두 고택, 노씨 고택 등, 수묵화 같은 한옥 체험 문화 마을로, 그곳 담장에 핀, 능소화를 보기 위함이었다. ~입장료 없음, 주차 무료. 반려견 동반 가능~ (함양군 지곡면 개평길 50-13) 한옥마을 입구.. 더보기
덕유산 눈꽃 탐방 덕유산 눈꽃 탐방 꽃이 피었다. 숨바꼭질하는 하늘 아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빈 나뭇가지에, 순백의 설화(雪花)가 피었다. 꽃은 철 따라 피고 지고 하지만, 설화는 겨울 한 철, 매서운 찬 바람에 꽃을 피운, 찰나의 꽃이기에, 더 진한 감동을 준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나팔꽃도 감히 명함을 못 내민다. 금빛 햇살에 금방이라도, 꽃이 사그라지는 까닭이다. 단풍잎까지 차가운 흙속에 묻힌 겨울, 너 말고 달리 꽃을 피우는, 꽃이 없기에, 이른 봄날 언 땅을 뚫고 솟아 오른, 봄꽃처럼 너를 기다린 것 같다. 마치 그리운 연인을 만나는 것처럼... 고갯마루 찬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빈 가지에 매달린 보석들이, 맑은 신음 소릴 토해낸다. 빈 몸으로, 비움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는, 겨울 나목들..... 더보기
설화(雪花)를 기다리며 / 山生 김 종명 설화(雪花)를 기다리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잔뜩 기다려지는 설화(雪花). 잎사귀도 없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빈 나뭇가지에 꽃을 피우는 눈꽃은, 오직 하얀 빛깔 하나로, 잠깐 피었다가 지는, 찰나의 꽃이기에 더 기다려진다. 빈 가지에 핀 하얀 눈꽃은, 배넷저고리를 입었다가, 수의(壽衣)를 입고 떠나는, 어쩌면 우리의 삶과 닮았다, 바람이 불적마다, 수정 같이 맑은 소리를 토해내는, 순백의 눈꽃은, 비록 향기는 없지만 맑고 순수하다. 더구나, 무엇 하나 걸치지 않고, 보탤 것 없는 빈 가지에 핀 꽃이기에, 늘 겨울만 되면, 잔잔한 평안과 기쁨을 주고, 삶의 허상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 누구의 순수를 닮았기에, 순백의 설화(雪花)가 기다려진다. 절기상 내일이 대설(大雪)이다. 2022.12. 6.. 더보기
꽃처럼 살자! / 山生 김 종명 꽃처럼 살자! 계절 따라 피는 꽃, 그 꽃에는, 늘 설화(說話)가 따라다닌다. 뜨거운 사랑, 애절한 사랑, 상처받은 사랑, 이루지 못한 짝사랑, 그리고 만남에서 이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스토리가, 애틋한 연민으로 묘사되어, 뭇사람들의 가슴을 울린다. 한편으로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 비유하며, 꽃의 단명을 말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꽃은 우리 인생사와 너무나 흡사하게 닮았다, 꽃이 불꽃처럼 한창 필 때는,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질 때는 애처롭게 보인다. 꽃은. 늘 계절 따라 피고 진다. 꽃 필 차례를 알고, 꽃이 질 때는 마지막 순간, 불꽃처럼 사그라드는 모닥불처럼, 한 편의 인생 드라마이기도 하다. 피고 지는 꽃 중에, 쓴맛 나는 꽃심이 깊이 박힌, 연꽃이 가장 아름답고, 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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