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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그리움

선천성 그리움 / 山生 김 종명 선천성 그리움 계절이 바뀌고, 명절이 다가올 때마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그리움, 그것은 선천성 그리움일 게다. 첫울음이 터지고, 탯줄을 묻었던 곳, 가끔씩 꿈처럼 떠 오르는, 태초의 그곳은, 그냥 생각만하여도 가슴을 울리는, 고향(故鄕)이란 곳이다. 어떨 때는, 마을 입구의, 커다란 정자나무가 떠 오르고. 또 어떤 때는, 뒷산 숲의 뻐꾸기 소리가, 잔잔히 귓전을 울린다. 그러다가, 숱한 삶의 과정 속에, 진한 정을 나누었던 인연들이, 가물거리듯, 먼 기억 저 편에서 다가와, 생생한 기억으로 가슴을 후벼 판다. 골목의 아이들 웃음소리, 정을 나눈 숱한 사람들, 눈에 익숙한 동네 모습들은, 오간데 없이 사라졌다. 속절없이 흘러간 세월의 길목에서, 노년은 묵은 회상에 잠긴다. 몸은 세월 따라 절로 늙어가지만.. 더보기
여름밤의 추억 / 山生 김 종명 여름밤의 추억 뜨거운 햇살이, 서산 너머로 잠기고, 어둠이 담장을 넘어오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소박한 저녁 밥상을 펼친다.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는, 모기떼를 쫓느라, 마당에 목개불(모깃불)을 피운다. 쑥 냄새와 건초 연기로 밥을 비비고, 콧물까지 목구멍으로 넘긴다. 숭늉 그릇에 담긴, 초저녁 밝은 달빛도 먹는다. 그리고는, 멍석에 드러누워, 풀벌레 개구리울음소리 들어며, 별똥별을 헤아리고, 밤 이슬이 내릴 때까지, 조잘대며 수다를 떨다, 스르륵 깊은 잠에 빠진다. 닭이 홰를 치고 새벽을 열 때까지... 내 어릴 적에는 그랬다! 덜 먹고, 덜 편안할지라도, 정겨웠던 옛날이 그리운 것은, 선천성 그리움일까? 2023.7.27. 초저녁에... 山生 김 종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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