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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순천 변산바람꽃. 복수초 엔딩 순천 변산바람꽃. 복수초 엔딩 비가 내렸다. 봄비를 닮은 겨울비가 그치고, 맑은 해가 눈뜨자, 이끼 계곡에는, 생명수를 마시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진다. 벌들이 붕붕거리며, 꽃잎에 날라들고, 잠 깨어난 꽃길에는, 속삭임이 넘쳐난다. 생명수를 머금고 피어난 봄꽃이, 앞다투어 꽃잎을 활짝 펼쳤다. 바람 따라 확 달라지는 계절의 변화, 간들바람 따라, 산도, 하늘도, 강물도, 이제 묵은 겨울을 벗고, 새로운 봄을 입는다. 2024.2.16. 순천 이끼계곡에서... 山生 김 종명 오늘의 이모저모 봄의 서곡을 알린 순천 이끼계곡의 변산바람꽃과 복수초 군락지를 또 찾았다 낙화하기 전에, 오래 기억할 수 있을 만큼 고결한 자태를 더 보고 싶었다 사방에서 활짝 핀, 겨울 속의 봄 전령사 이제 그 임무도 얼마 남지.. 더보기
야속한 봄비 / 山生 김종명 야속한 봄비 긴 목마름의 단비인가 하였더니, 느닷없이 초여름 비처럼, 세차게 뿌려댄다. 조용히 내리면 좋을 텐데, 세찬 바람을 부하뇌동하고, 하염없이 퍼붓는다. 참 야속하다. 봄꽃은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어쩌자고 훼방질인가? 사방에서 봄꽃들의 통곡 소리가, 비바람을 타고 흐른다. 땅바닥을 구르며 울부짖는 봄꽃들... 엊그제 건넨 짧은 사연들이, 아우성과 함께 야속한 비바람에 떠밀려, 사방으로 흩날린다. 매정하고 야속한 비바람에, 봄꽃은 기댈 힘조차 없는데 어쩌란 말인가? 비바람아! 제발 꽃잎은 건드리지 말아다오. 꽃잎이 지면 봄날은 떠난다. 그리고 나 또한, 봄에 기댈 힘조차 없어진다. 변덕스러운 봄이지만, 이렇게 봄비가 내리면, 왠지 모를 외로움에 젖는다. 갑자기 따뜻한 커피 한잔이 그리워진다. 아.. 더보기
감로수(甘露水)가 쏟아지는 날에 / 山生 김종명 감로수(甘露水)가 쏟아지는 날에... 비가 내린다. 봄비가... 지독한 가뭄 끝에 내리는 이 비는, 어젯밤부터 추적추적 내리며, 메말랐던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봄꽃이 핀 언덕길, 속삭임이 남아있는, 사랑스러운 오솔길, 번잡한 도심에 까지, 생명수를 마시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진다. 목마름에 널브러져 있던 봄빛, 해갈(解渴)에는 턱도 없지만, 이번 비는 감로수가 되어, 봄이 되시작할 지니, 비가 그치고 해가 눈뜨면, 벌들이 붕붕거리며, 꽃잎에 날라들고, 잠 깨어난 꽃길에는, 속삭임이 넘쳐날 것이다. 막 피어난 벚꽃이, 감로수 한 방울에 활짝 웃는다. 2023.3.23. 산청 원지 양천 벚꽃길에서... 山生 김 종명 더보기
봄비 유감(遺憾) / 山生 김 종명 봄비 유감(遺憾) 봄비가 내린다. 긴 가뭄 끝에 내리는, 이번 봄비는, 잿빛 하늘을 닮아, 험상궂게 내린다. 사납게 으르렁 거리며, 울부짖는다. 이 부드러운 봄날에, 세찬 봄비는, 매화나무를 마구 흔들어, 매화꽃을 낙화시키고, 연인들의 뜨거운 숨결마저, 순식간에 차갑게 식힌다. 그제부터 불고 있는, 이른 봄날의 훈풍(薰風)에, 꽃망울을 전부 터트린 봄꽃은, 빈가지 사이로, 무참하게 쏟아지는 봄비에,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츠린다. 봄은 언제나 그렇다. 꽃잔치가 끝나기도 전에, 변덕을 부린 것이,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바람이여! 제발 꽃잎은 건드리지 말아 다오. 세찬 봄비는, 모르는 척 창문을 흔들어 댄다. 2023.3.12. 봄비 내리는 오후에... 山生 김 종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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