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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또 한 해가 저문다! / 山生 김종명 또 한 해가 저문다! 눈뜨고 눈감으면 하루가 가고, 해 뜨고 해지면 또 하루가 간다. 흐르는 것은 물뿐이라 여겼지만, 세월도 소리 없이 흐른다. 소년 시절의 꿈, 청춘의 소망은, 짧은 기쁨과 슬픔의 추억을 남긴 채, 삶의 뒤안길에 널브러지고, 흰머리칼과 주름만 남았다. 아주 단순한 하루하루가, 야금야금 사라지면서, 벌써 열두 달의 끄트머리에 닿자, 하염없는 회한(悔恨)만, 일몰 후의 저녁 안개처럼 다가온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숲은 삭풍에 떨며 서 있고, 대지는 차가운 침묵만 흐른다. 사납고 차가운 바람에 떨어진, 빛바랜 나뭇잎 하나, 차가운 땅바닥을 구른다. 내일은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다. 팥죽을 끓여 잡귀를 쫓는다고, 온 집에 팥죽을 뿌리고, 팥죽의 새알을 나이만큼 먹었던, 옛 추억.. 더보기
억새의 서글픈 탄식 / 山生 김 종명 억새의 서글픈 탄식 나는 사는 곳 가리지 않고, 척박한 황매평전에서 잡초처럼 살았다. 춘삼월 모진 꽃바람에, 견딜 수 없는 더한 그리움에 몸서리처도, 손톱만큼의 시기나 질투 없이, 마음 붙일 곳 없는 이곳에서, 막연한 그리움만으로 조용히 살았다. 억겁의 세월 동안, 찬이슬 맞으며 수없이 흘린 눈물, 단지 그리움만으로 인내하며 살았다. 목메도록 그리운 내 사랑은, 내가 백발이 되어서야, 소슬바람 타고 온다. 2021.10.8. 황매평전 억새밭에서 山生 김 종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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