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천의 엄동설한(嚴冬雪寒)/ 山生 김종명
도솔천의 엄동설한(嚴冬雪寒) 차디찬 겨울바람이, 대지(大地)를 짓누르고, 어두운 숲을 밝힌, 하얀 눈 속을 걸었다. 내린 눈이 꽁꽁 얼어붙어, 하얀 무늬를 깐 눈 위를, 고요하고 느릿한 걸음으로 걷는다. 빈가지에 꽃을 피운, 찰나(刹那) 눈꽃은, 세찬 바람에 흩날리고, 한줄기 햇살에 녹아내리면서도, 갖가지 형상으로, 내 마음을 한 개 한 개 열게 하여, 이윽고 내 심장까지 고동치게 한다. 선운산 도솔천은, 지난 만추(晩秋)에,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내 심장을 뜨겁게 하였고, 이 삼동(三冬)에는, 순백(純)의 설화(雪花)로, 내 영혼마저 빼앗는다. 혼자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설경(雪景), 정적 속에 만발한 눈꽃, 향기도 없는 고귀한 자태에, 정신없이 빠져든 노년(老年)은, 아무 두려움 없이 냉기(冷氣)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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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月出山)의 환상적인 설경에 빠지다!
월출산(月出山)의 환상적인 설경에 빠지다! 삭풍이 몰아칠 때마다, 빈 가지에 매달린 상고대와 눈꽃들이, 맑은 신음 소리를 토해낸다. 나목에 잎도 없이 핀 하얀 꽃. 영혼을 맑게 하는 겨울 꽃을 찾아, 연일 이어지는 한파 속을 뚫고, 어제 지리산 바래봉과 장수 장안산에 이어, 오늘은 입산 통제가 해제된, 수많은 기암괴석과 수려한 풍광으로,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영암 월출산으로 향한다. 차디찬 겨울바람이 흐르는 눈길에서, 마주친 것은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국과, 설의(雪衣)를 입은 선녀들이었다. 눈과 발길이 닿는 곳마다,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환상적인 순백의 세상, 기억에 오래 남을 심설(深雪)산행이었다! 2023.12.18. 영암 월출산에서... 山生 김 종명 산행코스 탐방지원센터~천황교~바람폭포~육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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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상고대. 눈꽃 탐방
덕유산 상고대. 눈꽃 탐방 초겨울 한파가 들이닥친 산야는, 겁에 질려 잔뜩 웅크린 채, 부들부들 떨며, 나뭇가지는 빈 몸으로 서있고, 추수가 끝난 들녘은 정적만 흐른다. 가을빛이 남아 있는 산정에, 상고대와 눈꽃 소식에 화들짝 놀라, 허겁지겁 산정으로 달려갔다. 산정에 들어서자, 가을빛은 그대로인데, 하얀 설편(雪片)들이, 사방으로 흩날리고, 칼바람이 산정을 뒤 흔든다. 며칠 새 두 계절을 마주하면서, 세월의 무상함에,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고, 참았던 숨을 길게 내뱉는다. 그래! 겨울이 제 세상이라고 하면, 그에 따라야 하겠지... 차가운 냉기만 흐르는 산정, 낙엽은 차디찬 눈 속에 매장 되었다. 단풍을 사랑한 모든 사람을 뒤로 한 채, 쓸쓸히 눈 속에 잠겼다. 그렇다! 가을은 이제 끝이다. 가을이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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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雪花)를 기다리며 / 山生 김 종명
설화(雪花)를 기다리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잔뜩 기다려지는 설화(雪花). 잎사귀도 없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빈 나뭇가지에 꽃을 피우는 눈꽃은, 오직 하얀 빛깔 하나로, 잠깐 피었다가 지는, 찰나의 꽃이기에 더 기다려진다. 빈 가지에 핀 하얀 눈꽃은, 배넷저고리를 입었다가, 수의(壽衣)를 입고 떠나는, 어쩌면 우리의 삶과 닮았다, 바람이 불적마다, 수정 같이 맑은 소리를 토해내는, 순백의 눈꽃은, 비록 향기는 없지만 맑고 순수하다. 더구나, 무엇 하나 걸치지 않고, 보탤 것 없는 빈 가지에 핀 꽃이기에, 늘 겨울만 되면, 잔잔한 평안과 기쁨을 주고, 삶의 허상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 누구의 순수를 닮았기에, 순백의 설화(雪花)가 기다려진다. 절기상 내일이 대설(大雪)이다. 2022.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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