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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야속한 봄비 / 山生 김종명 야속한 봄비 긴 목마름의 단비인가 하였더니, 느닷없이 초여름 비처럼, 세차게 뿌려댄다. 조용히 내리면 좋을 텐데, 세찬 바람을 부하뇌동하고, 하염없이 퍼붓는다. 참 야속하다. 봄꽃은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어쩌자고 훼방질인가? 사방에서 봄꽃들의 통곡 소리가, 비바람을 타고 흐른다. 땅바닥을 구르며 울부짖는 봄꽃들... 엊그제 건넨 짧은 사연들이, 아우성과 함께 야속한 비바람에 떠밀려, 사방으로 흩날린다. 매정하고 야속한 비바람에, 봄꽃은 기댈 힘조차 없는데 어쩌란 말인가? 비바람아! 제발 꽃잎은 건드리지 말아다오. 꽃잎이 지면 봄날은 떠난다. 그리고 나 또한, 봄에 기댈 힘조차 없어진다. 변덕스러운 봄이지만, 이렇게 봄비가 내리면, 왠지 모를 외로움에 젖는다. 갑자기 따뜻한 커피 한잔이 그리워진다. 아.. 더보기
수양벚꽃길에서 / 山生 김 종명 수양벚꽃길에서... 봄의 언저리에, 막연한 그리움으로 만난 수양벚꽃, 내게는 사랑스러운 연인 같은 꽃이다. 봄햇살이 들어올 틈이 없이, 탐스럽게 핀 수양벚꽃길, 바람이 불면, 맥없이 떨어지는 꽃잎, 더 한 바람이 불면, 꽃잎은 꽃비가 되어 흩날린다. 바람이 불적마다, 날씬한 허리를 흔들어대자, 나의 맥박도 덩달아 뛰고,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흐른다. 마치 그리운 연인을 만난 것처럼... 내 어깨를 두드리는 봄바람, 짧은 봄의 만남은, 찰나의 기쁨을 안기고, 하나씩 사그라진다. 꽃길 모퉁이를 돌아서며, 눈썹사이로,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아픈 마음이 연분홍으로 물든다. 사그라지는 꽃잎을 그냥 보고만 마는 마음뿐, 꽃비가 내린 그 길을 나 홀로 걸어가네. 2023.4.10. 거창 수양벚꽃길에서... 山生 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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