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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벚꽃길에서...
봄의 언저리에,
막연한 그리움으로 만난 수양벚꽃,
내게는 사랑스러운 연인 같은 꽃이다.
봄햇살이 들어올 틈이 없이,
탐스럽게 핀 수양벚꽃길,
바람이 불면,
맥없이 떨어지는 꽃잎,
더 한 바람이 불면,
꽃잎은 꽃비가 되어 흩날린다.
바람이 불적마다,
날씬한 허리를 흔들어대자,
나의 맥박도 덩달아 뛰고,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흐른다.
마치 그리운 연인을 만난 것처럼...
내 어깨를 두드리는 봄바람,
짧은 봄의 만남은,
찰나의 기쁨을 안기고,
하나씩 사그라진다.
꽃길 모퉁이를 돌아서며,
눈썹사이로,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아픈 마음이 연분홍으로 물든다.
사그라지는 꽃잎을
그냥 보고만 마는 마음뿐,
꽃비가 내린 그 길을 나 홀로 걸어가네.
2023.4.10. 거창 수양벚꽃길에서...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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