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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단비가 내리는 날 / 山生 김 종명 단비가 내리는 날 하늘아래 바람이 일고, 단비가 내린다. 잠 깨어난 꽃길에, 쏟아지는 단비... 꽃길에 남았던 달콤한 사랑도, 단비에 녹아 흘러내린다. 가뭄이 더 성가시게 굴지 못하도록, 단비는 어젯밤부터, 하염없이 내린다. 연인들이 돌아가버린 꽃길은, 웃음소리가 끊어지고, 성급하게 낙화한 꽃잎은, 미로(迷路) 같은 도랑 따라, 깊은 강물에 쓸쓸히 잠긴다. 조금 후에, 단비가 그치고 해가 눈뜨면, 짐작건대, 사월이 내린 햇살 아래, 꽃망울이 터지고, 파릇한 잎사귀가 돋아나면, 벌들이 붕붕거리며 날라들고, 새들이 다시금 주접을 떨면, 인적 끊어진 꽃길은, 연인들이 다시 돌아오고, 세사에 지친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지겠지... 그러다가 봄날은 간다. 2023.4.5. 비내리는 식목일 .. 더보기
벌써 꽃씨가 되었네! / 山生 김 종명 벌써 꽃씨가 되었네! 이름 모르는 길섶의 들꽃마저, 가슴 설레게 하는 시월, 시월은 자연도 사람도 바쁘다. 가을꽃이 사방에서 피고 지고, 초록이 지친 공간 사이로, 신선한 가을빛이 쏟아진다. 따가운 햇살에, 수십 번인가 혼절하였다가, 산들바람에 깨어난 가을꽃, 가을의 첫 꽃을, 첫눈처럼 기쁘게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사방에서 오색물결이 춤춘다. 한 조각구름마저 잠시 머무르며, 가을의 조화에 넋을 잃는 시월. 말을 잊은 사람들... 가슴이 작아 다 품지 못하는 탄성, 꽃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갖가지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에, 감성의 빛깔을 곱게 물들이고, 꽃처럼 웃으며, 가슴마다 깊고 진한 애정을 묻고 떠난다. 어머! 벌써 꽃씨가 되었네! 꽃밭에 퍼지던 외마디가 귓전을 때린다. 꽃도 한철 인생도 한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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