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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日常)...

겨울 동해바다의 특별한 순간

겨울 동해바다의 특별한 순간

춥고 추운 어스름한 새벽녘,

겨울의 한 복판을 지나는듯한,

엄동설한(嚴冬雪寒)의 어느 날,

동해 바다와 마주했다.

동해는 겨울이 되면,

더욱 깊은 매력을 드러낸다.

잔잔한 파도와,

관광객의 발길이 빠져나간 자리엔,

대신 더 깊고 거친 파도만 남아있었다.

단단하고 힘이 넘치는 파도,

날카로운 바람까지 불어,

잠깐 서 있는데도 몸이 꽁꽁 얼었다.

이윽고,

붉게 물드는 하늘과 바다,

사방에 불꽃이 피어나고,
솟구쳐 달려드는 파도에,

실루엣처럼 드러나는 검은 갯바위,
거친 숨소리만 토해내는 
해변에서,

새벽이 다 할 때까지,

노년은  아무 두려움 없이,

냉기(冷氣)를 퍼마시며,

겨울, 동해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에 빠져들었다.
2025.1.31.
울진 망양황금대게공원에서...

 

행여 외롭다면 겨울바다로 떠나라!

가슴에 늘 덩어리가 있다면,

가슴에 번지는 슬픔이 있다면,

까닭 없이 세월의 무게에,

머리가 힘없이 숙여지려거든,

겨울바다로 떠나라.
차갑고 깊은 바다에,

가슴에 맺힌 응어리와 고독을,

은밀히 수장하라.

솟구쳐 부서지는 파도 속에,

식어버린 열정을 묻어라.
2026.2.5. 山生 김 종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