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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분홍 주름꽃 / 山生 김 종명
천년의 여운이 흐르는 뜰 안에,
진분홍 꽃이 조용히 피어 있네,
뜨거운 불볕에 더 붉게 피는 꽃.
가신 님의 기개(氣槪)를 빼닮아,
마음도 흔들리지 않는,
근엄한 향기를 풍기며,
꽃 한 송이 한송이가,
청초한 기풍으로 가슴에 와닿네.
정적 속에 서 있는 고귀하고 청초한 자태,
기도하듯 바라보는 노년(老年)은,
뜰안의 그윽한 묵향(墨香)에 취하네.
뙤약볕 아래 천년의 그리움만으로,
붉은 주름치마를 하늘거리며,
백일 동안 피고 지는데,
인걸(人傑)은 간 곳 없고,
산천(山川)은 의구(依舊) 한 것이,
그저 씁쓸하기만 하구나.
2022.7.19.경주 통일전에서...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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