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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꽃피는 섬에서.../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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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섬에서...

꽃이 핀 섬으로 갔더니,

 파도 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섬,

바다는 하늘을 보고 드러누웠고,

뜨거운 햇살에 지친 팽나무 아래,

아리따운 여인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랑어린 팽나무 십리길,

속삼임과 웃음이 넘쳤고,

눈에 익은 언덕 오솔길에는,

파란 , 빨강 , 하얀 비단옷을 입은,

섬 여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 듯,

반가운 눈길을 보내고,

나를 힘껏 보듬어 주었다.

섬 여인들과 사랑의 속삭임은,

낮이 길어서 좋고,

선잠을 자는 노년은 밤이 짧아서 좋다,

우아하고 매혹적인 여인들과의,

호젓한 사랑에 빠져,

나를 늙게 만들었던 모든 것을,

기척 없는 바다에 은밀히 수장하고,

맑은 내 영혼만,

꽃이 핀 섬에 남겨둔 채,

보잘것없는 도시로 발걸음을 옮긴다.

2022.7.2 도초도 수국 꽃길에서...山生 김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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