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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가 내리는 날
비가 내린다.
단비가...
아침부터 내리는 이 비는,
고마운 단비가 되어,
뜨거웠던 대지를 식혀주고,
목말랐던 생명들에게 생명수를 건넨다.
빗소리를 언제 들었는지,
너무 오래되여 도무지 기억조차 없다.
논바닥이 거북등이 되어,
농부의 가슴도 타 들어가는 긴 가뭄에,
잿빛 하늘에서 황금 같은 단비를 쏟아낸다.
후드득 유리창을 때리는 단비,
바람이 불적마다,
쏴~아 하고 들려오는 창밖의 빗소리,
너무나 고운 선율로 가슴을 울린다.
빗소리가 이토록 아름답게 들리는 것은,
내 가슴까지 너무 메말랐던 탓일까?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땅에서는,
생명수를 벌컥벌컥 마시는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진다.
논두렁에 미끄러졌다 일어난 늙은 농부가,
거북등을 타고 흐르는 단비를 보고,
이내 활짝 웃는다.
참 반갑고 고마운 단비,
이 비가 그치면 무지개가 뜰까?
2022.6.5. 오후 단비가 내리는 날...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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