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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후유증(後遺症) / 山生 김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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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後遺症)

지리(智異)와 덕유(德裕)에서 발원한,

지친 물살이 남강 다리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우리네 삶의 여정도 물결처럼 흐른다.

세월은 가고 강물은 흐르는데,

나만 강가에 머문다.

입춘이 사흘이나 지났으나,

남강의 봄빛은 오리무중이고.

이 도시의 한낮에,

사람들의 그림자도 안 보이고,

남강 다리 빛바랜 논개 가락지 안에,

졸고 있는 새 한 마리뿐이다.

강가에 나만 홀로 긴 숨을 내 쉬며,

봄추위에 떨며 서 있다.

늘 걸었던 길이지만,

스쳐 지나는 사람도 없고,

봄빛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가슴이 서글프고 처량하여,

서장대에 노을이 지고,

사방이 어둑어둑 어두워질 때까지,

강물을 스쳐 지나는 바람을 맞고 서있었지만

도대체 마음이 가라앉질 않는구나.

2021.2.7.남강변에서 山生 김 종명

 

배경음악

밤은 가고 /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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