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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짧은 행복 山生 김 종명 오월에는, 꽃피는 오월에는, 선홍빛 철쭉 말고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정신없이 쏘다닌 언덕에는, 나를 거꾸로 늙게 하는 철쭉이, 단연 일등공신이라 하겠다. 선홍빛, 그 청순한 자태에 반하여, 정신없이 쏘다닌 언덕에는, 짧은 만남의 그림자만 남아있다. 선홍빛 요정들과의 만남은, 정열의 기쁨이 있었고, 나를 젊게한 꿈같은 행복이었다. 만남 뒤 이별이란, 가혹한 섭리를 제쳐두고 라도, 이별의 순간이 금세 다가왔다. 바로 비바람 탓이다. 야속하게 쏟아지는 비바람에, 쑥대밭이 된 언덕에서, 축 처진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는, 너희들을 생각하면 가슴아프다. 이 비가 그치면, 너희들은 언덕마다 핏빛 눈물을 적셔놓고, 짙은 숲에 묻히겠지. 영원히 젊고 푸른 그곳에 묻혀, 숱한 인연들의 고운 추억만 기억하겠지. 어쩔거나... 다 떨어진 봄이여! 너무나 짧은 봄이여! 흐르는 핏빛은 빗물에 잠기고, 숱한 인연의 흔적도 빗물에 잠긴다. 참 행복하였던 오월의 꽃길... 그 핏빛 언덕길을, 나홀로 걸어가네.
배경음악 For your love /Savage Ro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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