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넋두리

청보리의 추억 / 김 종명

728x90
반응형


청보리의 추억


봄볕과 봄바람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걸작 청보리...


오월의 훈풍을 타고,

파릇파릇한 청보리가 물결을 이룬다.


비록 화려하지 않지만,

연초록의 고운 빛깔이 마음을 파고든다.


머~언 기억속에,

보리가 익기 전에 찾아왔던

보리고개가 문득 떠 오른다.


우유가루와 옥수수빵을 먹었던

굶주린 어린시절이

이젠 바람결에 흐르고 흘러

삼식 세끼의 풍요 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다.


보리밭 사잇길을 걷노라면

 보리피리 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새파란 보리 이삭을 보노라면

가냘픈 보리피리 소리가 저만치 들려오는 것 같다.


하지만

과분한 풍요속에

보리고개가 동화(童話)로 남을지 모르겠다.


이젠

밥 한 그릇, 물 한잔 그리고 사랑이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바람을 타고 춤추는 청보리를 보면서

욕심으로 가득 찼던 나 자신을 되돌아 본다.


2016. 5. 16. 김 종명


흐르는 곡

The Scents of Joy / Frederic Delarue


728x90
반응형

'나의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의 유감(遺憾) / 김 종명  (0) 2016.05.19
산길 / 김 종명  (0) 2016.05.18
철쭉 유감(遺憾) / 김 종명  (0) 2016.05.07
봄비 내리는 밤  (0) 2016.04.16
반쪽자리 대한민국  (0) 201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