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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짧은 봄날의 회상(回想) 짧은 봄날의 회상(回想) 새봄에 싹을 틔웠다가, 순서대로 꽃을 피우는 봄꽃, 사방에서 앞다투어 피지만, 꽃이 질 차례가 오면, 한껏 누리던 영화를 뒤로 한 채, 다음 꽃에 자리를 물려주고, 홀연히 떠난다. 꽃이 필 때보다 질 때, 더 아름다운 것은, 절정의 아름다움을 고집하지 않고, 질 차례를 안다는 것이다. 꽃이 질 때의 순간, 사그라드는 불꽃처럼, 일몰 후의 노을처럼 빛난다, 어쩌면 우리와 같은, 한편의 인생 드라마이기도 하다. 젊을 때 등한시 한 꽃, 나이 들면서 꽃을 찬양한다. 정열은 나이와 더불어 사그라지고, 피 끓는 사랑의 환상도, 모두 세월 속에 묻히지만, 연인들의 속삭임이 남아있는, 사랑스러운 오솔길, 웃고 떠들며 왁자지껄한 꽃길은, 인생의 온갖 고뇌와 번뇌를, 한 순간 잊게 하고, 꿀처럼.. 더보기
비와 그리움 / 山生 김 종명 비와 그리움 또 비가 내린다. 밤을 딛고 일어서는 새벽같이, 여름이 끝나가는 길에, 가을이 서 있지만. 여름은, 물러 설 마음조차 없는지, 가뭄에 생명수도 아닌, 부질없는 비만 뿌려댄다. 올여름 도대체 몇 번째인지, 기억조차 하기 싫다. 우중(雨中)을 핑계 삼아, 무심결에 잊고 지냈던, 그리운 사람들을 떠 올리며, 마음 깊은 곳에 있던, 내 안의 감성을 끄집어낸다. 그리고는, 전화번호를 누른다. 검지의 위력으로, 바깥세상과의 간단한 소통, 하지만,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연락이 단절된 것을 뒤늦게 알고, 한 숨이 나고 너무 서글프서, 그리움이 빗물처럼, 내 가슴을 타고 내린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지, 연신 쏟아져 내린다. 2022.8.30. 비 내리는 오후에...山生 김 종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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