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종(善終)한 친구의 영전에...
모든 것을 삼키는 세월,
푸른 언덕에,
어느새 가을물결이 인다.
계절이 바뀌면서,
나 또한 절로 늙어간다.
몇 개의 성상(星霜)을 넘겼는지,
생각조차 하기도 싫다.
분명한 것은,
사용연한에 간섭 없이,
참 오래 살았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두 명의 절친을,
잇따라 저 세상으로 보내고 나니,
갑자기 홀로 남았다는 쓸쓸함이,
가슴을 후벼 판다.
친구와의 잊지못할 추억과,
그시 그때의 마음은 변함없건만,
친구가 떠나고 나만 머문 것 같아,
온갖 회환과 슬픔이 뒤엉켜,
가슴을 때린다.
친구여!
만약 매사에 지처,
잠시라도 너를 잊었다면,
용서하기 바란다.
까까머리에서 백발까지,
긴 세월 동안,
어린 영혼을 일깨워 온,
우리 사이 아니던가.
나보다 먼저 떠난 저승길,
부디 하느님의 품 안에,
영면하시길 바라네.
나 또한 뒤따라 가야 하는 길,
세사의 온갖 고뇌를 감내한 지금에,
남은 삶에 대한,
어떠한 욕심도 바라지 않네.
세월에 쫓겨 내 뱉는 한낱 빈말같지만...
이제는 너희들 없이,
태고적 향수로,
살아보도록 해야지....
많이 보고 싶을 거다.
2025.9.18.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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