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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에서...
겨울산은 지금 침묵하고 있다.
간간이 들려오는 것은,
이름 모를 산새 소리뿐...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고요한 시간,
산중턱에 서서,
눈앞에 펼쳐진 하늘과,
눈 덮인 나무들을 본다.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평화로움,
살갗을 파고드는 냉기만 아니라면,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서 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도 꽃나무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봄을 기다리겠지...
겨울은 분명 추운 계절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서로의 체온에,
감동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 겨울의 한해 끝자락,
내가 낯선 길 위에 만난 것은,
분명 따뜻한 봄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장갑은,
어쩌면 우리들의 체온일지도 모릅니다.
하늘과 땅 산과 바다,
사계의 틈바귀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생명력...
나를 둘러싼 자연을 바라보며,
살아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한 가지 더욱 감사한 것은,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이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늘 내 곁에 있다는 것입니다.
함께 고민하고, 안타까워하고,
함께 웃고 즐기는...
내 곁에서 늘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해 주시는 고운 인연들이 있기에,
이 겨울이 마냥 따스하기만 합니다.
2023.12.25. 담양 금성산성에서...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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