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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동창(同窓) /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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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窓)

동창(同窓)이라는 말이,
바람결에 그냥 스쳐도,
그 순간 향수(鄕愁)에 젖어,
유년시절의 추억이,
새벽안개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소년에서 노년까지,
4개의 성상(星霜)을 거치면서,
날도 가고 달도 흐르고,
세월만 간 채 나만 머물렀다.

세상 참 좋다!
며칠 전 카톡으로,
 중학교 동창 소식들을 접하고,
가물거리는 기억 속에,
회상의 머나먼,
소년시절의 꿈과,
기나긴 삶 속에의
변모한 친구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때도 지금과 같이,
부모의 직업과 사는 수준에 따라,
공유하는 부문이 달랐지만,
티 없이 맑은 소년 시절이라,
이해타산도 없었고 ,

흉허물 없이 지낸 친구들이라,
불현듯 눈앞에 아련거려,
가슴이 뭉클해진다.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이미 타계한 친구들 명단을 보고,
깊은 애수가 심금을 울린다.
어쨌든,
배넷저고리를 입었다가,
소년에서 백발에 이르기까지,

매일 거울 속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삶의 쓴맛 단맛을 모두 맛본,
인생의 백전노장들이,
또 그 무엇을 추구하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은 인생 여정,
흉허물 없이 서로 나누며,
마지막 우정을 쌓아 가는 모습이,
우리의 나이에 가장 좋은,
라이프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동창들의 반가운 소식에,
꺼지려던 희망이 되살아나,
새벽 여명의 불꽃처럼 다가온다.
동창들을 만나면,
 뜨겁고 그지없이 순수하고 정다웠던,
지난날의 고운 추억들을 회상하며,
그동안 묵었던 삶의 보따리를,
밤새도록 풀어야겠지...
2023.8.16. 늦여름 야밤에...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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