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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꽃밭 언덕에 부는 갈바람 /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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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언덕에 부는 갈바람

지난밤부터 불고 있는,
이른 초가을의 갈바람은,
향긋한 냄새를 지니고,
강주마을 언덕에 찾아왔다.

신선한 향기는,
나의 몸과,
꽃송이에 방울져 떨어져,
힘차게 나의 영혼을 동요시킨다.
여기저기 뿌린 씨앗을,
새가 쪼아 먹고,
어떤 것은,
지독한 목마름에 널브러졌지만,

천만다행으로,
뜨거운 여름의 태양처럼,

불꽃같이 꽃을 피웠다.

어중간한 여름과 가을의 사이에,
이처럼 기쁨을 선사하는 꽃은 없었다.

꽃밭에는,
벌들이 붕붕거리며,
꽃심에 날아들고,
세사에 지친 사람들이,

황금빛 꽃길을 돌고 돈다.

이렇게 즐거울 때는,
잡다한 번뇌와 시름을 잊고,

돌아갈 길도 잊는다.

지친 녹음 사이로,
이른 갈바람에 하늘거리는,
황금빛 물결에,
나는 무척이나 행복하였다.
2022.8.25. 강주 해바라기 꽃밭에서...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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