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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람
산야(山野)는 초록빛,
하늘과 땅 사이에는 여름 바람,
봄꽃은 뜨거운 햇살을 버티며,
그리운 사랑을 기다리지만,
저녁이 다 되어도,
해는 아직 언덕에 걸려있네,
그리운 사랑은 오지 않았는데,
봄꽃은 벌써 꽃씨가 되어,
여름 바람에,
가늘고 여린 허리를 흔들며 서 있다.
쓸쓸한 아름다움,
까불대는 나비 한 마리도 조차 없고,
꽃대 옆에는,
키 큰 잡초만 줄지어 서있다.
황량한 언덕 위,
아픈 마음이 초록으로 물든다.
사라져 가는 봄날의 풍경,
그 길을 걸어온 내 발자국을,
뜨거운 여름 바람이 지워버린다.
2022.6.2. 늦은 봄날 오후에...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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