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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겨울바다에서 /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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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에서 / 山生 김 종명

춥고 추운 어스름한 새벽녘,

항구에는 닻 내린 빈 배만 묶여있고,

수면에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희뿌연 반달과 별빛만 어둠을 지킨다.

하늘과 땅 사이로 흐르는 바람에,

어둠에 묻혔던 검은 파도가,

거칠게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나의 영혼에 겁을 주고,

애꿎은 갯바위를 때려댄다.

파도가 무섭게 칠 때마다,

부질없는 회상과 상념도 덩달아 흩뿌려진다.

선잠 깨어 세월을 탓하고,

소금 냄새에 젖은 노년은,

동녘에서 서서히 빨간 물감을 뿌려대고,

불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았다.

한없이 드넓은 겨울바다와,

하얀 포말을 뿌려대는 파도를 보며,

이 새벽이 다 할 때까지,

노년은 청승을 떨며 갯가에 서 있었다.

도대체 몇 번째 겨울바다인지,

이제 생각하기도 싫다.

정녕 세월에 닻을 내릴 수는 없는가?

2021.12.13.새벽녘 포항 일출암에서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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