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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길에서 만난 맑은 영혼들 / 山生 김 종명
부드러운 머리칼,
매혹적인 입술,
농염한 몸짓,
애써 눈길을 피하려 하여도,
이내 그 유혹에 빠져들게 되는 꽃피는 가을.
소쩍새가 슬피 울어대는 보릿고개 보다.
보기만 하여도 배가 부르는 황금빛 들판,
그래서 가을은 풍성하다고 하였는가?
아무도 찾지 않는 길섶의 야생화부터,
가을을 색칠하는 갖가지 꽃들이,
심장을 고동치게 한다.
높고 푸른 하늘도 그렇고,
먼 곳까지 시원하게 볼 수 있으니,
가슴이 확 트이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꽃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두가 얼굴이 맑고 밝다.
가을의 신선한 공기와 꽃들이 내뿜는 향기,
그리고 형형색색의 고운 자태에,
어찌 얼굴이 맑고 밝지 않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애틋한 사랑의 속삭임이 녹아있는 꽃길,
감성의 빛깔로 곱게 물든 꽃길,
한 바탕 웃음 마당이 된 꽃길,
가을꽃길은,
그 누구의 간섭도 없고,
아무런 욕심도 없는 길이며,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는 길인 것이다.
가을꽃길에서,
그냥 스쳐지나 갈 수 있었는데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눈길을 마주한,
단순한 삶 속에 녹아있는,
가을꽃길 속의 맑은 영혼들...
피고 지는 꽃들은 잊어도,
이 가을 꽃길에서 만난 맑은 영혼들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꽃길에서 마주한 맑은 영혼으로,
나의 혼은 십 년이나 젊어졌다.
빛바랜 나뭇잎 하나가,
내 얼굴을 때리고 멀리 도망을 간다.
2021년 시월의 가을꽃길에서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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