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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겨울 하늘 아래 빈 몸으로 서 있는 나무들이, 새 하얀 옷을 입었다.
산정의 칼바람에 흩어지는 설편들... 찬 바람이 일렁일 때 마다, 빈 가지에 매달린 보석들이, 맑은 신음 소릴 토해낸다.
아름다운 들꽃과의 만남 그 설레임 마냥, 황량한 산정의 순백에 자저러 진다.
수목들의 빈 가지마다, 순백의 눈꽃이 핀 것이다. 그 누구의 순수처럼...
파란 하늘 아래 빛나는 상고대는 더 경이롭다. 바람에 서로 마주치며 토해내는 그 소리는, 이 세상 어느 선율보다 아름답고 투명하다.
무엇 하나 걸치지 않고, 빈 몸으로 비움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는, 겨울 나목들.... 그곳에 눈꽃 세상이 열린 것이다.
때 묻고 지친 심신을 내려 놓고 가라는 듯, 또한, 삶의 허상에서 벗어나라는 듯,
설화와 상고대는 그렇게 산정과 겨울 나무의 빈 가지마다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래서 이 겨울, 영혼을 맑게하는 그 눈꽃을 찾아 나는 또 다시 산길을 나선다.
바래봉 설원(雪原)에서...山生 김종명
흐르는 곡 Lotus of Heart/Wang Sheng D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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