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호미곶 탐방
포항 호미곶 탐방 가장 웅장한 바다. 바람의 바다, 바닷속에 겹겹이 솟아있는 갯바위, 아득히 먼 지평선에서부터, 밀물따라 일렁대는 동해의 너울에, 잠이 깬 파도는 엎드려 달려와, 거친 숨소리를 뱉으며, 몹시도 공포에 질려있는, 갯바위의 시커먼 흉터를, 하얀 물거품으로 덮는다. 때로는 솟구치며 흩날리는 하얀 포말에, 놀러 나온 이들은, 두려움과 기쁨으로 마냥 설렌다. 파도가 명랑하게 노래를 부르고,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뒤섞이며, 모두가 바다에 동화되어 가지만, 밀물은 점점 모래를 삼켜가고, 해는 어둑어둑해지며, 연인들의 그림자를 없앤다. 이렇게 즐거울 땐, 짧은 낮이 원망스럽다. 2024.1.16. 포항 호미곶에서... 山生 김 종명 오늘의 이모저모 진주에서 부산 울산 경주 경유 남포항 IC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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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금오산 변산바람꽃
여수 금오산 변산바람꽃 사방에서 봄꽃이 하나둘씩 꽃망울을 터뜨리고, 빈가지에 새싹이 움트는데, 겨울은 늘 그렀듯이, 연이틀 반짝 한파로, 꽃도 사람도 움츠렸다. 따뜻한 햇살이 퍼지는 정오, 하늘은 그지없이 푸르다. 얼른 마실 채비를 하고, 오늘(2023.2.23)은, 가장 빨리 봄이 오는, 남해 바다의 끝 자락, 여수 금오산 향일암으로 향한다. 그곳에 변산바람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오후 늦은 시간이지만, 한달음에 달려갔다. 지난 통영에 이어 두 번째로 맞이한, 변산바람꽃, 금오산 기슭 언 땅을 뚫고, 청초하게 핀 변산아씨는, 마치 잡다한 고뇌를 벗어나, 마음에 평안을 주는, 보살(菩薩)의 화신 같았다. 반짝 한파 끝에, 따사로운 정오의 햇살, 간들바람에 번져오는 숲의 상큼함, 일찍이 걸었던 오솔길의 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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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전촌항 용굴 탐방
경주 전촌항 용굴 탐방 사방에서 봄이 움트고, 이곳저곳에서 봄꽃이 피어나는 겨울의 끝자락, 푸른 바다와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 끊임없이 소용돌이 치는 파도, 부질없는 회상과 상념을, 깊은 바다에 수장시키고, 고운 추억만 남기고 돌아왔던, 그 겨울바다를 잊을 수없어, 오늘(2023.2.20)은, 최근 입소문을 타고 일출명소로 급부상한, 전촌항의 용굴과, 7번 해안국도변으로 이어지는, 명소 몇곳을 둘러보며, 바다도 우리도, 모래 위에 발자국을 남겼다. 오늘의 이모저모 경주 감포읍 전촌항 용굴 (경주시 감포읍 장진길 39) 전촌항은 신라시대 왜국의 침입을 경계하기 위해 병마가 주둔해 있던 곳으로 전해져 옛 지명의 유래를 담은 기마상이 항구 입구에서 먼저 반긴다. 최근에는 낚시와 해양레저로 알려지고, 해식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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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 이색 등대(燈臺)
부산 기장 이색 등대(燈臺) 이른 아침에는, 묵은 겨울의 냉기가 흐르고, 한낮의 햇살이 쏟아질 때는, 봄의 숨결이 느껴진다. 티끌 같은 오늘 하루가 쌓여, 인생이 되는 날 오늘(2023.2.8)은, 아름다운 바다와 일출 명소로 핫플한, 부산 기장의, 겨울바다로 향하였다. 굽이굽이 해안선 따라 펼쳐지는, 어촌마을의 아름다운 풍광과, 그곳 조용한 포구를 품은, 이색 등대를 담아보았다. 빨강, 하양 옷을 입고, 먼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등대, 바닷가에서 등대를 보면, 꼭 그 앞까지 가보고 싶어 진다. 등대는, 바다만큼이나 낭만적이기 때문이다. 어둠을 가르는 한 줄기 빛은, 내 안의 감성을 끄집어낸다. 등대와 당신 등대는, 거친 파도를 맞으며, 심장의 불씨를 꺼내, 오고 가는 뱃머리를 비추며, 길 잃은 자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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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맛나는 마실
꿀맛나는 마실 내 어머님으로부터, 탯줄을 끊고 난 순간부터, 밥줄을 찾아 나서야 하였던, 잃어버린 시간들... 마음 붙일 곳 없었던 어린 시절, 친동생처럼 아껴주시던 누님을, 내가 칠순이 넘어서야, 팔순이 넘은 누님을 만났다. 힘겨운 세상과 부딪히며, 숨 가쁘게 앞만 보고 살아온, 운명적인 삶이었기에, 눈빛만 보고도, 뜨거운 눈물을 닦아내며, 처절한 삶이 갈라놓은 안개처럼 뽀얀 기억들을, 생생하게 떠 올리게 하였다. 마치 나의 분신을 만난 것처럼... 얼굴에 새겨진 주름살에, 숱한 세월이 지났음을 알고, 티 없는 미소는, 타임머신(time machine)을 타고,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옛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아주 기분 좋은날, 목화꽃 같은 내 누님과, 그림 같은 풍경속을 걷는 동안, 나는 잠시, 철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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