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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넋두리

야속한 장맛비 /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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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장맛비

비가 옵니다.

억수 같은 비가,
천둥과 번개를 뇌동(雷同)하며,
양동이로 퍼붓듯이 내립니다.
쉼 없이 퍼붓는 장대비에,
땅 위의 초록도 지치고,
여름 햇살과 기나긴 생이별에,
만물이 시름에 떨며,
어둠 속에 한줄기 빛을 그리워합니다.
기세등등한 비는,
색깔 없는 수채화만 그려대고,
떨어지는 나뭇잎마다,
기약없는 그리움만 안긴 채,
모멸차게 뿌려댑니다.
험상궂게 내리는 이 비는,
창문의 낙서도 지우고,
빗줄기 속에 적셔내는 감성도,
 거침없이 지웁니다.
짐짓 하늘은 모르는 척,

지축을 흔드는 뇌성(雷聲)으로,
모두에게 겁을 주고,
사랑 없는 그리움을 적셔냅니다.

개구리울음소리도 그친,
물바다가 된 땅 위에,
비가 또 내립니다.
야속한 장맛비가...
2024.7.16. 폭우가 쏟아지는 오후에...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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