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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 山生 김 종명
한올씩 빠져나간,
머리카락 같은 날이,
이토록 서글퍼지는 것은,
질곡(桎梏)의 삶 때문일까?
티끌 같은 하루가 쌓이면서,
내 육신을 조여드는,
세월의 올가미,
가을이다 싶었는데,
느닷없이 찬바람이 불면,
나뭇가지에 매달린 나뭇잎도,
새파랗게 질린 모습으로 벌벌 떨고,
감미로웠던 가을바람이,
차가운 파편이 되어 가슴을 후벼 판다.
아직 사지가 성하고,
정신이 멀쩡하지만,
무심한 세월은,
삼동 추위보다 더 혹독하다.
달랑 한장 남은 달력이,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보인다.
2024.11.29. 찬바람 부는 오후에...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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