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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추억
뜨거운 햇살이,
서산 너머로 잠기고,
어둠이 담장을 넘어오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소박한 저녁 밥상을 펼친다.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는,
모기떼를 쫓느라,
마당에 목개불(모깃불)을 피운다.
쑥 냄새와 건초 연기로 밥을 비비고,
콧물까지 목구멍으로 넘긴다.
숭늉 그릇에 담긴,
초저녁 밝은 달빛도 먹는다.
그리고는,
멍석에 드러누워,
풀벌레 개구리울음소리 들어며,
별똥별을 헤아리고,
밤이슬이 내릴 때까지,
조잘대며 수다를 떨다,
스르륵 깊은 잠에 빠진다.
닭이 홰를 치고 새벽을 열 때까지...
내 어릴 적에는 그랬다!
덜 먹고,
덜 편안할지라도,
정겨웠던 옛날이 그리운 것은,
선천성 그리움일까?
2024.7.15.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초복에...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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