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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산으로 이사(移徙)를 간다
좁은 창문 밖으로,
넓은 봄 세상이 펼쳐진다.
아침부터 이삿짐 옮기는 소리가,
봄의 정적을 깨뜨린다.
봄의 희망이,
편안한 보금자리로 이끈다.
하지만,
땅 덩어리는 넓지만,
집 없이 사는 사람들은 사방에 널려있다.
집 없는 서러움은,
자주 이사를 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아주 크나큰 아픔이지만,
이보다 이사를 못하는 사람은 더 서글프다.
전세도 억!
집을 사도 억!
1원에서 억까지 숫자를 빼먹지 않고,
다 셀 수는 있을까?
괜한 걱정거리를 만들며,
애꿎은 손가락만 자꾸 접었다 폈다 해 본다.
이사하기 참 좋은 봄날,
나도 이사를 간다.
김밥 한 줄, 물 한병 배낭에 넣고,
가벼운 두발로,
상처 받은 영혼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봄꽃 피는 산정으로 이사를 간다.
번거로운 짐 모두 내려놓고,
마음도 다 두고,
내일은 봄꽃 피는 산으로 이사를 간다.
2024.5.1. 꽃피는 오월에...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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