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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사진(寫眞) 한 장
불현듯,
묵혀 두었던 책장 속의,
사진첩을 뒤적이다,
누렇게 변한 사진 한 장을,
눈에 넣는 순간,
아! 하고,
나도 몰래 긴 한숨을 내뱉는다.
빛바랜 사진 속에는,
기억 조차 할 수 없는 곳에서,
엄마와 함께하였던,
내 어릴 적의 모습이었다.
평생 내 인생을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였던,
엄마의 모습이 떠 올라,
생각만 하여도 그냥 눈물이 난다,
딱 한 장 남은 사진이,
과거가 되고 있는 삶의 기억과,
때늦은 회한(悔恨)들을 불러 모으며,
내 가슴을 마구 후벼 판다.
이 좋은 세상 이 순간에,
영원히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서글픈 현실에,
눈꺼풀에 이슬만 맺힌다.
까맣게 잊었던,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나를 과거 속으로 끌어들이며,
나를 자꾸 울린다,
이제 나도 어쩔 수 없이 늙어 간다.
엄마처럼...
2023.9. 4. 오후에...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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