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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의 참꽃
꽃은 계절 따라 핀다.
그중에 철 모르는 꽃도 핀다.
꽃피는 순서를 잊었는지,
기다림에 지쳤는지,
눈길 가지 않은 길섶에,
살포시 철 모르는 꽃이 피었다.
봄꽃은,
싱그럽고 풋풋한 향기를 내뿜고,
가을꽃은,
농염한 여인의 체취를 내뿜는다.
억겁의 세월 속에,
철 지나 길섶에 핀 꽃은,
아무도 모르게 피었다 시들어진다.
철 지나 뜨겁게 피는 꽃은,
그 향이 진하다.
온갖 풍상을 거쳐 꽃을 피웠으니,
그 향이 진할 수밖에 없다.
그 누구의 손길이나,
눈길을 받지 않고,
고결하게 그리고 맑게 핀 꽃이다.
아무런 욕심 없이 꽃을 피웠기에,
어쩌면 이 세상의 참꽃 인지도 몰라?
누구나 볼 수 없는,
길섶의 철 지난 꽃을 볼 수 있어,
난 정말 행복하다.
내 가슴에도 꽃이 핀다.
길섶의 순수한 참꽃을 만나서...
2023.10.7. 맛나게 익어가는 가을에...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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