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면장(面長)이 사라졌다 / 山生 김종명
비가 오나 바람이 불거나,
동네 논두렁을 타며 궂은일 마다하며,
그 시 그때에 민생만 생각하였던 옛날 면장...
그런 면장들이 구시대의 유물인가?
칼 같은 출퇴근 지문 인식기로,
오직 짜여진 근무만 하는 신세대 공복들...
터져야 뒷북치는 행정,
막을 수 있는 불상사를,
칼 같은 출퇴근 근무 탓으로 돌릴 것인가?
입이 터지도록 외치고,
귀가 떨어지도록 반복되어 온 인재(人災)...
코로나로 인해 요즘은,
시시때때로 폰에는 안전 문자가 뜬다.
꼭 필요할 때는 거쳐가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기본 안전 문자가,
오히려 귀찮아서 다른 급한 문자도 보지 않게 한다.
천문학적인 예산까지 확보해서 그런지,
문자는 시도 때도 없이 폰으로 보낸다.
면피용이지 싶다.
사고가 안 나면 말고 식으로...
모든 재해는 사전에 대비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번 폭우로 인한 부산 지하도의 참사,
왜 사전에 막지 못하였을까?
정말 울분을 토하고 싶다!
모든 자료를 행정 기관에서 잘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를 간과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속도위반이나 음주 등 에는,
칼 같이 단속하는 경찰,
왜 사고 우려가 예상되는 지하도는
사전 교통 통제를 하지 않았는가?
부산시 행정은 잠만 잤는가?
CCTV는 불법 주차 단속할 때만 사용하는 것인가?
폭우가 쏟아지는 도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행정 기관들이,
최신 장비로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음에도,
강 건너 불 구경을 한 꼴이 되었다.
그 옛날 촌 면장들은 아무런 장비 없이,
비를 맞고 바람에 떠 밀려,
논 바닥에 처 박힐 위험에도
민생들을 위해 논두렁을 탔다.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
그리고 행정부 모두가 국민의 공복이다.
동네 리장보다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며,
세금을 축내는 버러지가 되어서는
안 되어야 할 것이다.
부산 지하도 참사 희생자 분들 영면과,
유족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한다.
흐르는 곡
St. James Infirmary / Louis Armst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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