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일림산 철쭉 산행
보성 일림산 철쭉 산행 얇은 살갗을 파고드는 비바람, 따사로운 봄날에, 느닷없이 찬비를 뿌려대니, 꽃도 사람도 화들짝 놀란다. 봄꽃 잔치에 찬물을 끼얹는, 비가 그치자마자, 새벽 짙은 안개를 헤집고, 보성 일림산으로 달려간다. 봄꽃에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산정에 들어서자,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능선 전체가 선홍빛으로 물들었다. 하늘은 잿빛 구름에, 세찬 바람으로 정신을 빼앗다가, 이내 파란 하늘을 여는 등 냉 온탕을 오가는 날씨지만, 산정에 펼쳐지는 풍광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선홍빛 철쭉, 내 영혼은 한 마리 나비처럼, 선홍빛 꽃밭을 맴돌다가, 눈부신 선경에 그만 자지러졌다. 지금 일림산은 불타고 있다. 날씨 변수가 없으면, 이달 말까지 볼만하겠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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