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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
문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 온,
서늘한 외풍에,
화들짝 놀라 잠을 깬다.
으슬으슬하게 추운,
잠 못 이루는 겨울밤.
불현듯 군불의 추억이 떠 오른다.
아궁이 앞에 쭈그리고 앉자,
장작불을 지피고,
군불로 지피다 남은,
벌겋게 탄 숯을 화로에 담아,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
화롯불에 쭈글쭈글해진,
군고구마 껍질을 벗겨내고,
쫀득하고 달콤한 속살을 꺼내 먹으며,
얼굴에 묻은 숯검정을 보고,
티 없이 맑게 웃었던,
옛 추억들이 아련히 떠 오른다.
비록 풍족하지 않았고,
혹독하게 추운 날씨였지만,
온 식구가 살갑게 정을 나눈,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군불과 화롯불이,
새삼 떠 오르는 것은,
필시 외풍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점점 정나미가 사라지는,
차가운 현실 탓일 게다.
지금은 마음에 군불을 때야할 때다.
2025.1.16. 이른 새벽에...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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